“힘없는 사람들 당하니 참 가슴아프다”
“힘없는 사람들 당하니 참 가슴아프다”
  • 전성남기자
  • 승인 2009.01.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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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용산 철거민 참사 관련 강경진압 비판
김대중 전 대통령은 22일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당하니 참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자택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감정이 북받치는지 울컥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좋은 이유가 사람의 인권과 생명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이라며 “안에 위험물질이 있다는 것도 알고 높은 데서 뛰어내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 거기 그렇게 성급히 쳐들어갈 수 있나”라고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판했다.

그는 정세균 대표가 “철거민이 일반 서민에 불과하지만 무리하게 하다 보니 민간인에게 공권력을 투입한 적은 거의 없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도시재개발 및 뉴타운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의 필요성을 역설하자, “당연히 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특히 “정치라는 게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것이지, 잘 사는 사람을 위해 정치가 무슨 필요가 있나”라며 “민주당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으로서 존재해왔으니 (철거민들을) 잘 돌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검찰이 철거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 민주당 의원들이 형평수사를 촉구하며 항의방문을 갔다는 소식을 듣고 “당연히 (형평수사를) 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김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이 나서는 것이 제일 힘이 있다”며 “말 한 마디를 해도 신문에 나고 장관에게 따질 수 있다”고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향후 정국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싸우는지에 국민이 큰 기대를 할 것”이라며 “모멘텀을 타고 2월과 3월에 잘 하면 4월 선거에서도 서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지도부의 동교동 방문은 지난 1일 국회 사태로 미뤄진 신년인사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원혜영 원내대표, 이미경 사무총장, 박병석 정책위의장, 안희정 최고위원, 김유정 대변인이 배석했다.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같은 소식에 신년하례식을 위해 예약했던 목포행 비행기를 급히 취소하고 동교동으로 달려와 지도부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