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달창' 발언 여야 십자포화 "역대급 막말… 사퇴해야"
나경원 '달창' 발언 여야 십자포화 "역대급 막말… 사퇴해야"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9.05.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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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여성의원들 나경원 사퇴 촉구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역대급 막말"
이정미 "여성혐오이고 언어 성폭력"
백혜련 의원(오른쪽 세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혜련 의원(오른쪽 세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의미의 비속어 '달창'이라는 단어를 발언한 것과 관련, 여야가 13일 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김상희·박경미·백혜련·이재정·제윤경 의원 등 여성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여성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심각한 여성 모독 발언을 한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악의 여성 혐오·비하 표현으로, 막말을 넘어선 심각한 언어폭력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그것도 여성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저급한 비속어를 사용해 국민에게 모욕감을 준 것은 매우 충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입에도 담지 못할 수준의 역대급 막말을 하고서도 논란이 일자 용어의 뜻을 몰랐다고 해명하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기본적 예의조차 없는 무례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도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국당의 막말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아무리 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지지층에조차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말 투어를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오라"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한국당 장외집회가 선동·혐오표현 경연장, 막말 경쟁 장이 되고 있는데 누가 더 혐오표현을 많이 빨리 많이 쓰는지 경쟁하는 듯하다"며 "공당의 원내대표, 여성 정치인이 서슴없이 썼다는 데서 놀라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을 차별과 억압의 희생물로 생각하는 의식이 식민지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독재 체제 위에 함께 살아온 사람들에게 녹아들어 있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총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가 의미를 몰랐다고 해도 여성혐오 표현까지 쓰게 된 상황에 대해 사과만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며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막말 정당이 되는 데 화룡점정을 찍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달랑 몇 줄 변명으로 넘어가기에는 너무 모욕적"이라며 "이 발언은 아마 나 원내대표 정치 어록에 길이 남을 것이다. 정치적 반대를 표현한다고 이런 저질 어휘를 구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이번 일은 단순한 막말사태가 아니며 여성혐오이고 언어성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쓴 말은 평범한 시민이라는 듣도 보도 못할 일간베스트(일베) 용어"라며 "한국당이 주목하고 대변하는 여론이 결국 극단집단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력으로 정치를 망친 자유한국당이 보이콧으로 민생마저 망친다면, 남은 것은 국민 심판에 따른 폭망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한국당은 단순 말실수라고 반발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고의적인 의도 없이 단순한 실수로 언급된 발언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 인권유린·성폭력이라고 비난하며 극우 프레임까지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태를 확산시키려는 정치적 공세는 분명히 배척돼야 한다"며 "민주당과 범여권 정당이 정책 반박이나 논리적인 비판이 아닌 야당 원내대표의 단순 말실수에만 매달리는 모습이 한심하다"고 역공을 펼쳤다.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