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매립공사로 미세먼지 날아와 고통”
"새만금 매립공사로 미세먼지 날아와 고통”
  • 김선용 기자
  • 승인 2019.05.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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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계화면 9개 마을 먼지 피해 주민들 시위 나서
13일 부안군 계화면 주민들이 새만금지구 농생명 용지공구 현장사무실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선용 기자)
13일 부안군 계화면 주민들이 새만금지구 농생명 용지공구 현장사무실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선용 기자)

전북 부안군 새만금 매립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미세먼지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13일 오전 10시, 전북도 부안군 계화면 계화리 장금마을 인근 새만금지구 농생명 용지 7-1공구 현장에 피해 주민 400여명이 모여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 참여자들은 대부분 부안군 계화면 계화리의 9개 마을 주민들이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시위에 나선 계화리 계상마을의 박영만 이장은“바람이 불면 먼지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날아다녀 창문도 못 열고 바깥일을 할 수도 없다”며 “지난 2006년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완료된 후부터 갯벌이 마르면서 먼지가 날아와 고통받고 있었고 갈수록 먼지가 심해져 더 이상은 참고 있을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썩은 퇴적물이 말라서 날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새만금 공사현장에서는 매립할 흙을 구하지 못하자 새만금호 바닥의 썩은 퇴적토를 퍼올려 매립을 하고 있다”며 “시커멓게 썩은 퇴적물이 건조되면서 엄청난 미세먼지가 날려 피해가 극심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공개한 새만금호 퇴적물의 사진을 보면, 악취를 풍기며 먹물처럼 까만색으로 썩어가고 있었는데 일반 건강한 갯벌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17년째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새만금 지역에 정기적으로 모여 꾸준히 생태 변화를 조사하고 있는 시민 모임이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지난 4월21일 선상조사를 통해 만경강 주변 등 4곳에서 깊이별로 물의 염분과 용존산소 농도를 조사하고, 채니기를 이용해 바닥에 쌓인 퇴적토를 퍼올려 그 상태를 공개하고 있다.

이곳 마을 주민들이 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졌다고 느끼는 것은 농업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새만금지구 농생명용지 매립공사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미세질의 준설토 비산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새만금 내 용지조성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농생명용지 11개 공구(9430ha) 공사이다. 2013년 5공구 개발을 시작으로 2015년에 5개 공구가 추가로 착공됐고, 2017년 1개 공구(1513ha)의 조성이 완료됐으며 10개 공구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 현장에서는 매립할 흙이 부족해지자 담수호 바닥에 쌓인 퇴적물(개흙)을 퍼내어 매립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개흙은 일반적인 육지의 흙에 비해 입자가 곱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새만금 매립토의 80%는 담수호 바닥에서 퍼올린 것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군산외항(16%)이나 새만금방조제 바깥 외해(4%가량)의 바닥을 긁어낸 퇴적물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전라북도는 지난 2015~17년, 3년 연속 전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고, 그 첫 번째 원인은 비산먼지(37%)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은 농생명용지 6개 공구 조성이 진행되기 시작된 시기이다.   

주민들은 “새만금 방조제 건설 후 어장이 사라져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제는 미세먼지로 또다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미세먼지는 부안군뿐만 아니라 새만금 인근 지역 주민들의 공통적인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위 현장에는 용지조성사업 관계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신아일보] 부안/김선용 기자

ksy26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