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탄도미사일' 규정 유보하며 신중한 반응
北 대화 궤도이탈 막으려 강온병행… 기싸움 수위는 높아져
북한이 잇단 군사위협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미가 절제된 대응을 유지하고 있어 그 속내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4일 이후 닷새 만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위협을 이어갔다.
비핵화 노선 이후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불만이 커진 군부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사 훈련의 수위를 조절해가며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일단 청와대는 북미갈등의 격화를 예방하며 대화재개를 추진할 방안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두 번째 발사체 발사가 있었던 지난 9일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일단 단거리 미사일로, 한미 양국이 함께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될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건 유보한 것이다.
미국도 우리 정부와 결을 같이 하며 여론을 살피면서 대응하는 모양새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그것들은 단거리(미사일)이고 나는 전혀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들은 단거리 미사일들이었다. 매우 일반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언급한 '탄도 미사일'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으면서 신뢰 위반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지난 8일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와중에도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궤도이탈을 막으려는 차원으로,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강온병행'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이 대화 기조를 유지하자, 청와대는 일단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동시에 북미간 기싸움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실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9일 미국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대북 제재를 위반한 북한 선박을 처음으로 압류했다.
신경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며 상황관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북한이 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경우 강경 드라이브로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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