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리고 있다. 어느 순간 채널을 고정한 채 리모컨을 내려놓았다. 젊은 신혼부부들이 집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됐다.
“저곳에서 출퇴근이 가능해? 교통체증이 얼마나 심각한데”라고 혼잣말을 꺼내버렸다.
그 후 며칠 뒤 3기 신도시 추가 발표가 있었다.
국가는 1960~1970년대 지어진 아파트를 비롯한 1980년대 후반 신도시 개발까지 많은 이들에게 주택을 보급했지만 업무중심지 주변 신규주택에 대한 갈망은 여전한 듯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많은 규제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곳에는 많은 사람이 살지 못한다. 업무에 찌든 모습으로 지하철 한켠에 실려 그들의 보금자리로 향할 뿐이다.
이번에 추가 발표된 3기 신도시에서도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원하는 직주근접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신도시 계획에는 ‘일자리’ 방안이 포함돼 있긴 하다.
고양 창릉에는 신생 벤처기업인 스타트업 지원과 부천시 대장 신도시에는 지능형 로봇 및 첨단소재, 항공, 드론 등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려 노력을 할 예정이다. ‘자족도시’의 모습을 갖춰야 서울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듯싶다.
그러나 틀렸다. 지금 주택시장에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고, 우리 국민들의 소득은 늘어났다. 그렇기에 그에 걸맞은 주택공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굉장히 역동적인 움직이고 있다. 사회적으로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그렇다. 정보도 빠르게 전달되고, 그에 대한 해답도 즉각 듣고 싶어 한다.
3기 신도시 입주는 과연 언제쯤이나 가능한가? 계획한 일자리와 기업은 과연 유치가 가능한 것인가?
지난 2기 신도시 역시 물량 해소와 교통·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등 해결되지 못해 밀린 숙제가 많다.
‘YOLO’.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한다.
지금 젊은이들은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 소비하고, 미래와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는다. 즉,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런 삶을 즐기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사는 그들에게 추가 발표된 신도시의 주택공급은 너무나도 먼 미래다.
또 다른 문제점은 주택공급은 원하는 곳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지난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 인근 추가공급 영향권에 있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 몇 년간 서울의 주택값 상승을 바라보며 박탈감에 빠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지역 인근에 추가 공급 소식을 들었으니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발표만으로도 충격을 받을 만큼 부동산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노후 대비를 완전히 설계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가격의 오르내림이 인간의 판단을 합리적으로 이끌지 못하며, 부동산시장에 가격으로 고스란히 연결돼 그 진폭을 요동치게 만들어 버린다. 부동산시장에 혼란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부동산의 10년 주기설 같은 부동산경기순환론으로 해석해줄 수 없다.
경제 상황에 따라 주택값은 변화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은 많은 힘을 잃었다. 그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일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악몽과 같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전국 부동산시장을 투기장으로 만들었다가 갑자기 폭락 장까지 조성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혼란감만 가중해 버린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에 무슨 일이 또 일어날까? 너무나도 불안하다. 급하지 않아도 된다. 고민을 좀 더 깊이 있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