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모르고 썼다? 모르고 쓴게 더 한심한 일"
이준석 "발언수위 높아지길 바라는 누군가 있다"
전여옥도 사용했던 비속어… 羅 사과했지만 논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비속어인 '달창'이라는 용어를 공개석상에서 언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대통령 특별대담 때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받았다"고 발언했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일부 극우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매우 속된 말이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장외집회에서 일반 시민을 상대로 문 대통령 지지층을 공개적으로 모독한 셈이다.
여성정치인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또 최근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당히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문제의 단어 뜻을 알고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미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이 사용했던 단어이기 때문이다. 전 전 의원은 지난 10일 최근 대통령 2주년 대담에서 태도 논란이 불거진 KBS 기자를 극찬하며 "문빠 달창들이 제일 뿜었던 것은 '좌파독재'라는 대목이었다"며 문제의 단어를 사용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나 원내대표가 해당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2일 "달창 운운한 나 원내대표가 사과한다고는 했으나 과연 사과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달창'이라는 누가 봐도 생경한 단어를, 법관 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의미도 유래도 모르고 썼다는 말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며 "나 원내대표의 말대로, 의미를 모르고 썼다면 사리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알고도 모른체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 없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표현의 의미와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인 걸 아직도 모르시네"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걸 핑계라고 댑니까? 요즘 내뱉는 말들도 의미도 모른 채 마구 떠드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이 분, 이제 두려운 게 없는 것 같다"며 "인내하면서 오늘 같은 헛발질을 모아가고 있다. 세상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글도 남겼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나 원내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기를 바라는, 돕는 누군가가 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석대변인' 발언할 때 그걸 읽으면서 수석부대표라고 한 번 잘못 읽고 정정하는 것을 보고 본인이 쓴 글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달창'이란 표현이 나온 것을 보고 또 한 번 갸웃했다"며 "원래 본인이 평소에 잘 모르거나 안 쓰던 용어를 쓰는 것 자체가 누군가의 조언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되자 3시간여 만에 사과문을 통해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