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2’ 이커머스 경쟁 ‘후끈’…롯데-신세계 자존심 대결
유통 ‘빅2’ 이커머스 경쟁 ‘후끈’…롯데-신세계 자존심 대결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5.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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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롯데 ON’ 출시 한 달 이례적 성과 공개…낮은 인지도 극복
신세계, 온라인 법인 출범 이후 소비층 확장 위해 통합 입점 ‘속도’
모바일로 접속한 ‘롯데 ON’의 연결 화면(좌)과 신세계 에스에스지닷컴 메인 화면(우). (사진=각 모바일 페이지 캡쳐)
모바일로 접속한 ‘롯데 ON’의 연결 화면(좌)과 신세계 에스에스지닷컴 메인 화면(우). (사진=각 모바일 페이지 캡쳐)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유통업계 양대 산맥인 롯데와 신세계의 행보가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커머스 후발주자인 롯데는 최근 출시한 쇼핑몰 통합 로그인 서비스 ‘롯데 온(ON)’의 대대적인 홍보와 실적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신세계는 지난 3월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 이후 이미 구축된 통합결제·배송 시스템을 바탕으로 계열사 입점 다변화에 속도를 내며 소비층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해 8월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3조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계열사별 온라인몰 통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첫 결과물로 “롯데를 켜세요”라는 콘셉트의 롯데 ON 서비스를 지난달 1일 공식 출시했다. 롯데 ON은 백화점·마트·슈퍼 등 롯데 유통계열 7개사 온라인몰을 한 번의 로그인으로 이용할 수 있고, 통합 검색과 추천기능이 더해진 것이 핵심이다.

해당 서비스 출시 이후 롯데는 이례적으로 한 달간의 롯데 ON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4월 한 달 간 롯데 ON을 통해 거래된 금액은 전년과 비교해 30% 늘었고, 일평균 방문객(트래픽)도 같은 기간 대비 60%가 넘는 400만명에 육박했다. 특히 서비스 개시 후 신규 소비자 유입 면에서 오프라인 비중이 온라인보다 두 배 더 많다고 발표하면서, 오프라인 고객들이 롯데 ON을 통해 온라인으로 대거 넘어왔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 1만1000여개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도 이커머스로 흡수시킬 수 있는 등 롯데만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고무적인 분위기를 드러냈다.

다만 롯데 ON은 7개의 계열사를 통합한 하나의 창으로 쇼핑하는 단계일 뿐, 각 계열사에서 구매한 상품들을 통합 결제·배송하는 서비스까지 진행되진 않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내년 3월 목표로 롯데 ON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 7개 계열사의 모든 상품을 통합 구매·결제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더욱 손쉽게 쇼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는 뒤늦게 뛰어든 이커머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다소 미비한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해 대외적인 성과 홍보에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3월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시킨 신세계의 경우 롯데처럼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몰과 이마트몰 중심으로 운영됐던 통합 쇼핑몰 에스에스지닷컴(SSG.COM)에 신세계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널, 스타필드에 최근 프리미엄 아울렛인 신세계사이먼까지 입점하면서 상품 구색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신세계백화점몰과 이마트몰 비중이 컸던 SSG.COM의 수익을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SG.COM 관계자는 “롯데와 달리 이미 2014년부터 SSG닷컴으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어 현재는 안정화된 단계인 만큼 롯데처럼 드라마틱한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면서도 “통합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방문객 수나 매출 등 지표를 대외에 공개하긴 어렵지만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달 중하순 즈음 실적공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기존의 SSG닷컴 주 고객층인 3040뿐만 아니라 20대 젊은층과 프리미엄 고객층까지 소비층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채널의 통합 입점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SSG.COM은 롯데 ON보다 더 많은 10개의 계열사가 입점했다.    

이미 SSG.COM은 각각의 계열사 상품을 구입해도 한 번에 결제·배송이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통합결제·배송 시스템이 구축된 상황이다. 특히 배송서비스의 경우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 배송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의 보정(NE.O 001), 김포(NE.O 002) 온라인센터 외에 올 하반기 안에 김포에 추가로 온라인센터를 완공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롯데 7개 계열사 온라인 매출(거래액 기준)은 6조3000억원, 신세계는 2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은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공통으로 2023년까지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