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베이션, 폭스바겐 배터리 수주 두고 소송전
LG화학-SK이노베이션, 폭스바겐 배터리 수주 두고 소송전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5.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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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美 델라웨어주 지방법원 소송장 공개
LG화학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 잃어" 주장
(이미지=LG화학)
(이미지=LG화학)

“폭스바겐의 미국 전기차 사업 수주전에서 SK이노베이션의 승리가 LG화학의 사업을 제약하고 있다.”

12일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은 최근 공개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제기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소송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소송전의 중심에 독일 폭스바겐에 대한 배터리 수주전이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업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SK배터리 아메리카가 있는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이 제출한 소송장에는 “영업비밀 침해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폭스바겐 공급 계약을 비롯한 잠재 고객을 잃었다”며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 달러(한화 약 1조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언급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으로부터 수주한 북미용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뜻한다.

또 소장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폭스바겐 수주전에 참여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인력을 빼간 이후인 11월에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며 기술 탈취가 없었다면 SK이노베이션의 폭스바겐 배터리 수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 주장한다.

LG화학은 소장에서 “전(前) 직원들은 폭스바겐 관련 제품과 기술을 다루는 곳에서 일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으로부터 선(先) 수주받은 배터리를 생산할 미국 조지아 공장을 착공했다. 조지아주 공장은 1, 2단계 개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연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조지아 공장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폭스바겐 관련 기술이 소장에서 침해 내용으로 언급된 만큼 수입 금지가 조지아 공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결론이 나기까지 2∼3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ITC에 제기된 소송은 아직 조사개시 결정도 나지 않았다.

관련 업계는 이달 내 조사개시 결정이 나면 내년 상반기 예비 판결, 하반기 최종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