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트라우마 겪는 방역공무원 대상 ‘힐링승마’ 성료
살처분 트라우마 겪는 방역공무원 대상 ‘힐링승마’ 성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5.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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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51명 방역 공무원 ‘사회공익 힐링승마’ 프로그램 운영
심리치유·신체건강 회복 EAL 도입…말 교감 통해 ‘힐링’ 효과
올해 소방관·군인·보호관찰 청소년 등 4000명 프로그램 운영
방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사회공익 힐링승마 진행 현장. (사진=한국마사회)
방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사회공익 힐링승마 진행 현장. (사진=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이하 마사회)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방역 일선에 투입된 공무원의 심리치유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사회공익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최근 성료했다고 12일 밝혔다.

마사회는 고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는 공익 직무를 담당하는 이들을 위한 ‘사회공익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개발해 꾸준히 운영 중에 있다. 전문 승마교관 지도 아래 승마를 통해 심리치유와 신체건강을 회복하는 일명 EAL(Equine Assisted Learning, 말 매개 학습)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지난 3월 1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된 마사회의 사회공익 힐링승마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 발생 현장에서 살처분을 수행한 후 트라우마 증상을 겪는 방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가축 방역 공무원의 75%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이 있고, 이중 25%는 중증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마사회는 재직 중인 방역 공무원과 방역담당 공공기관 종사자 중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살처분과 매몰 등 방역현장에 참여한 51명을 선정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마사회와 전국의 협력승마시설 10개소에서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강습은 8주 동안 16회 프로그램(1주 2회)으로 초기 3주(6회 강습)는 지상 활동을 중심으로, 후속 5주(10회 강습)는 말에 직접 기승하는 기승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힐링승마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한종대 씨는 “그간 동물을 방역 대상으로만 대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으로 말과 교감할 수 있어 좋았다”며 “방역 업무를 할 때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게 되는 등의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올해 ‘사회공익 힐링승마’ 규모를 지난해보다 4배 확대해 소방관과 방역 공무원, 군인 등 총 4000명을 대상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또한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렛츠런재단의 예산지원을 받아 재활힐링승마 전문가로 구성된 ‘재활승마학회’ 주관으로 참여자의 스트레스 수준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조사가 병행 중이며, 관련 결과는 오는 7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낙순 마사회장은 “사회공익 힐링승마 프로그램이 말 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달 말부터 소방공무원과 보호관찰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