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합의' 없었다…벼랑 끝 美中 무역협상
'극적합의' 없었다…벼랑 끝 美中 무역협상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5.10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결국 '추가 관세 폭탄'…中 보복조치 예고
10일 협상은 계속…결과 따라 '종전vs확전' 결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대했던 막판 극적합의는 없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폭탄을 투하한 것을 시작으로 양대 경제 대국의 무역전쟁이 벼랑 끝에 서있는 모양새다.

당초 외신들은 9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극적인 갈등 봉합의 가능성이 감지된다고 진단했다.

이런 전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이 주요했다.

정상 간 친서는 관료들 협상에서 빚어지는 불필요한 오해를 풀기 위한 직접적인 외교 수단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외신들을 시 주석의 친서가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점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좋았다. 그는 백악관 기자들에게 "시 주석으로부터 지난밤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면서 "그것(워싱턴DC에서의 합의)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겠다고 예고해 관세 폭격 계획이 번복될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증시는 극적 합의를 향한 기대 속에 이날 오전 중에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대는 앞서 미국이 관세 인상을 예고했던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가 되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미국은 이 시각을 기점으로 2000억 달러(약 235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는 양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후 집행된 최대 규모의 관세 부과다. 세율이 인상되는 품목은 5700여개에 달하고, 규모로 치면 2500억 달러 가량이다.

미국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에는 전날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아무런 구체적 성과 없이 막을 내린 것이 주요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블룸버그 통신은 약 90분간 진행된 고위급 협상에서 진전이 아예 없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합 국면에 들어섰던 협상이 급격하게 냉각되자 다시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중국도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조치에 유감을 표하며 ‘보복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문제해결을 위한 의지는 열어뒀다. 중국 상무부는 진행 중인 제11차 중미 무역 고위급 협상에서 함께 노력해 협력과 협상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백악관도 예정된 무역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는 밝혔던 만큼, 양국의 무역협상 대표단은 10일에도 협상을 계속 이어간다.

미국은 협상을 위해 약간의 시간을 벌어논 상태다. 미국은 관세 부과의 기준 시점을 도착지(미국)가 아닌 출발지(중국)로 설정해 '유예기간'을 뒀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도 양국이 최소한의 성과도 내지 못할 경우 무역전쟁은 최악의 상황인 확전으로 빠져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2000억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외에 325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도 25% 관세를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