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개편안 발표 연기에 주류업계 ‘한숨’
주세개편안 발표 연기에 주류업계 ‘한숨’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5.0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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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럽다…수제맥주 생존하려면 종량세 전환 필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을 골자로 한 주세개편안 발표 시기를 잠정 연기하고, 일부 주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수제맥주 업계를 중심으로 실망스럽다는 반응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업계 간 이견 조율과 실무 검토에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세개편을 (주종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포함해 개편 시나리오를 대안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개편안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조율하고 있지만 구체적 일정은 단언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주세개편안은 제조 원가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기존 종가세에서 술의 무게와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적용하는 종량세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제조 원가가 많이 들수록 세금도 늘어나는 반면 종량세가 적용되면 술의 용량이 많고,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세금이 증가하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 3월 이 같은 내용의 개편안을 내놓기로 했으나 발표 시기를 이달 초로 연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일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5월 초순께 주세 개편 방안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의 개편안 발표 연기는 올해 들어서만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정부가 계획을 뒤집고 발표를 늦추자 수제맥주 업계에선 실망과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수제맥주 업계는 기존 종가세대로라면 대형 주류업체에 비해 제조 원가가 높아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종량세 전환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한국 제조 맥주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주세개편안에 기대를 걸었는데 정부가 발표를 미뤄 실망스럽고 불안하기도 하다”며 “이미 일부 업체는 종량세 전환에 대비해 장비를 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는데 주세개편안 발표가 늦어져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어 “대형 주류업체보다 높은 제조 원가를 들이는 수제맥주 업체가 생존하려면 종량세 전환은 필수”라며 “정부가 조속히 개편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