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통합대표축제 개최…60만여명 방문
보성 통합대표축제 개최…60만여명 방문
  • 임준식 기자
  • 승인 2019.05.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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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성군)
(사진=보성군)

녹차의 고장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군에서 5월, 대표 축제를 통합 개최해 관광객 60만여명이 보성을 찾았다.

7일 보성군에 따르면 이번 축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766억원에 이를 것으로 주최측은 추산하고 있다. 

보성군은 대한민국 명실상부 녹차수도로 지난해 문화관광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보성다향대축제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판소리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전국 최대 철쭉 군락지에서 펼쳐지는 △일림산 철쭉 문화축제, 해양관광의 폭을 넓혀줄 △율포해변 활어잡기 페스티벌을 동기간에 개최했다.

△중복 예산 절감을 축제 규모화에 재투자, 축제 선순환 구조 만들어

행정안전부에서 권장하는 유사·중복 축제 통폐합 취지와 맞춰보면 보성군의 시도는 꽤나 과감하다.

매 축제마다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경비를 축제 통합으로 대폭 줄이고, 이를 내실 있는 콘텐츠 구축에 재투자한다는 결정은 축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줬다.

군 전체를 하나의 축제장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면서 더 오랜 기간 지역에 머무르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게 한다는 것이 보성군의 전략이다.

무대설치에서부터 축제 홍보 팸플릿까지 통합해 절감한 예산은 밤이 되도 끝나지 않는 축제를 탄생시켰다.

예산 부족으로 낮 시간에 마무리 됐던 축제는 통합으로 전 기간 축하 공연을 가능하게 했다.

축제 기간 내내 보성읍 시가지에서는 국악인과 러시아 오케스트라 협연, 코요태, 알리, 송소희, 최백호 등의 가수가 출연해 매일 낭만 있는 야간 콘서트가 펼쳐졌다.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 모아 보성읍 소재지 활성화에 기여했다.

△확실한 축제 특수, 지역경제 활성화 효자 축제

기초지자체에서 축제에 매달리는 이유는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 시기별로 지역 축제 각축전이 일어나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5월 황금연휴 전남지역에서만 18개의 지역 축제가 열렸다.

지자체들은 축제 성공 여부가 관광객의 숙박 여부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당일치기 여행의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외식업 정도다. 지역에서 1박을 할 경우 외식업뿐만 아니라 숙박, 운수업 등 다양한 분야의 호황으로 이어진다.

보성군은 하루 간격으로 차(茶)축제, 소리축제, 철쭉제, 활어잡기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매일 새로운 즐길 거리로 관광객을 붙잡았다,

보성 대표 숙박업소인 제암산 자연 휴양림은 축제 기간 예약률이 100%를 기록하며 황금연휴 통합축제 청신호를 알렸다. 율포 해변 다비치콘도도 토·일 만실이며 무서운 속도로 예약이 완료됐다.

대형 숙박업소의 호황은 낙수효과를 타고 소규모 영업장까지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점심 식사 정도만 하고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객들에 비해 숙박객들은 2~3배 이상의 소비를 하며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형화된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 개척

박제된 전통은 의미를 잃고,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발전해야 오래간다는 법을 보성군은 알고 있는 듯하다. 길게는 50년 가까이 단독으로 펼쳐지던 축제를 통합한 것이 그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편제 보성 소리축제는 매년 10월 가을 개최됐으나 이번 5월 통합 축제에 편입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빨리 열리는 판소리 축제가 돼 실력 있는 명창들이 대거 참가했다.

국악인들 사이에서는 올해 누가 처음으로 대통령상을 거머쥘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자리 잡기도 했다.

변화로 새로운 주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활어 잡기 페스티벌은 이번 축제에서 신설됐다. 율포해수풀장과 해수·녹차 노천탕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율포해수녹차센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즐길 거리를 추가해 해양 관광 메카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이다.

5월3일 시작된 활어잡기 축제는 ‘물 반, 고기 반, 사람 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앞으로 9월까지 매주 토요일 이어지며 주말 관광객이 보성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었다.

제철 맞은 수산물을 잡아서 직접 요리해 먹을 수도 있으며 연계된 식당에서 상차림 비용을 지불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즐길 수도 있다. 이외에도 수산물 경매에 직접 참여해 볼 수도 있다.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고, 박제된 전통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와 호흡하는 축제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다.

이번 보성 통합 축제는 여러모로 개성 없이 쏟아지는 지역 축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축제로 특히, 보성읍 시내 활성화 성공사례는 진도 등 인근 시군부터 전북 무주군, 경북 예천군 등 축제 관계자들이 선진지 견학으로 둘러보고 갈 정도였다.

[신아일보] 보성/임준식 기자

jsl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