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화면달린 AI스피커 대전…닮은 듯 다른 전략
이통사, 화면달린 AI스피커 대전…닮은 듯 다른 전략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5.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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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키즈’, KT ‘IPTV’, LG유플러스 ‘키덜트’
이동통신3사의 디스플레이형 AI스피커.(이미지=각사)
이동통신3사의 디스플레이형 AI스피커.(이미지=각사)

최근 디스플레이형 AI(인공지능)스피커를 선보인 국내 이동통신3사가 각기 다른 노선을 택했다. SK텔레콤이 키즈콘텐츠 시장을 정조준다면, KT는 어른과 아이를 동시에 겨냥했다. 또 LG유플러스는 경제력 있는 키덜트족을 노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닌 AI스피커를 공개했다. 우선 SK텔레콤은 7인치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누구 네모(NUGU nemo)’를 선보였다.

2016년 9월 국내 최초로 음성 인식형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후 약 2년 반 만으로, 기존 AI스피커에서 제공하던 음악, 날씨확인, 동화구연 등 다양한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여기에 특화된 어린이 콘텐츠를 추가한 게 특징이다.

'누구 네모'에선 핑크퐁 놀이학습 5종, '거꾸로 가위바위보' 등 게임, '옥수수 키즈VoD' 콘텐츠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아이들의 학습콘텐츠부터 보고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준비한 것이다. 특히 사용자의 시청거리를 측정하고, 너무 가까울 경우 뒤로 물러나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KT가 지난달 말 공개한 '기가지니 테이블TV'은 IPTV의 셋톱박스와 11.6인치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AI기기다. KT 올레TV에 가입할 경우 KT만의 IPTV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또 올레TV 셋톱박스와 인터페이스가 동일해, 유튜브를 웹접속방식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터치스크린 기능은 제외됐고, 리모콘과 음성명령만으로 기기제어가 가능하다.

전용콘텐츠의 특징은 아이들과 부모를 동시에 겨냥한 점이다. 기가지니 테이블TV에선 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기 요리 앱 ‘만개의 레시피’가 탑재됐다. 원하는 음식이 있을 경우 기가지니에 ‘김치볶음밥 찾아줘’ 같은 명령어로 레시피를 보고, 요리과정도 파악할 수 있다.

또 '내 목소리 동화'는 기가지니 테이블TV가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300여개 샘플문장을 녹음하면, AI가 발화패턴과 억양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구현해주는 방식이다. 일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한 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 외 아이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동화책 서비스 '핑크퐁 이야기극장', 대교 상상키즈 북클럽에 AI를 결합한 ‘기가지니 북클럽’ 서비스 등도 탑재됐다.

작년 U+tv프리를 선보였던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U+AI_어벤져스를 공개했다. 타 사와 달리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여기에 적합한 전용콘텐츠를 준비한 게 특징이다.

우선 U+AI_어벤져스는 어벤져스 캐릭터를 디스플레이 대기화면에 나타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 총 4개가 기본적으로 제공되며, 어벤져스 관련 퀴즈 서비스 ‘히어로 퀘스트’를 통해 최대 20개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또 아이돌의 공연 영상을 그룹별, 멤버별, 노래별로 검색해 시청할 수 있는 ‘U+아이돌Live’ 영상 콘텐츠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청하 등 인기 아이돌 공연 영상 5300여편을 제공한다. 그 외 네이버의 정보와 콘텐츠를 음성과 이미지로 확인하고, 20여종의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세로형 디스플레이에 맞는 콘텐츠를 넣어 출시했다"며 "캐릭터, 아이돌 콘텐츠의 경우 세로로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제품은) 키즈보단 마블 팬들을 위한 서비스 개념"이라며 "가로형 디스플레이의 AI스피커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