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소셜벤처] ⑧비유씨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LH 소셜벤처] ⑧비유씨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4.29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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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형식 거품 뺀 신랑·신부 맞춤 서비스
LH는 정신적 지주…현실적 고민 함께 나눠
주식회사 비유씨의 웨딩 브랜드 비어스웨딩이 진행한 야외결혼식.(사진=비어스웨딩 홈페이지)
주식회사 비유씨의 웨딩 브랜드 비어스웨딩이 진행한 야외결혼식.(사진=비어스웨딩 홈페이지)

결혼식이 그럴 듯해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야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까? 즐겁고 행복해도 모자랄 결혼식은 왜 이토록 어렵고 힘겨운 통과의례가 됐을까?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에 3기로 참여한 주식회사 비유씨는 결혼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서 시작한 회사다.

수천만원씩 들어가는 결혼식 비용은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신혼부부가 감당하기에 너무 부담스럽다. 살 집을 구하고, 가구와 가전제품 등 세간을 마련하는 것만 해도 벅찬 상황에서 결혼식 준비를 하다보면 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다. 자식들 시집·장가 보내는 부모들의 허리도 덩달아 같이 휜다.

힘들게 준비한 결혼식장은 화려하고 멋지지만, 정작 주인공인 신랑·신부와 하객들이 따로 노는 분위기다. 결혼식을 온전히 보며 축하하는 하객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축의금을 내고 바로 식사 장소로 향한다. 결혼식이라는 타이틀만 빼면 그냥 뷔페식당에서 밥 한 끼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행사다.

비어스웨딩이 진행한 콘서트형 결혼식.(사진=비어스웨딩 홈페이지)
비어스웨딩이 진행한 콘서트형 결혼식.(사진=비어스웨딩 홈페이지)

비유씨는 이런 가식과 거품에 빠진 우리나라의 현대적 결혼 문화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정의 첫걸음인 결혼식은 가장 행복해야 한다'라는 믿음으로 비어스웨딩(Beus wedding)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평균 300만~600만원 수준의 저렴한 결혼식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비어스웨딩은 비싼 웨딩홀 대신 펍이나 카페, 세미나실 등 다양한 공간을 결혼식 장소로 활용한다. '결혼은 결혼식장에서 해야 한다'는 개념을 '결혼을 하는 곳 어디든 결혼식장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전환했다.

일명 '스드메'라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은 물론, 식사도 기성 결혼식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했다.

장소 답사 및 섭외부터 맞춤형 콘텐츠 기획, 행사 마무리까지 비어스웨딩이 책임지고 진행하기 때문에 결혼식의 질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누구나 하는 결혼식이 아닌 우리 부부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거품을 뺀 서비스는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 새터민 등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이들에게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혼식을 제공할 수 있다.

김단비 비유씨 대표.(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김단비 비유씨 대표.(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김단비 비유씨 대표는 이 같은 사업 아이템이 가진 가치와 가능성을 믿었다. 그러나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전문적인 검증과 컨설팅이 필요했고, 지난 2017년부터 LH 소셜벤처에 참여했다.

LH 소셜벤처를 통해 총 4000만원을 지원받은 김 대표는 이를 활용해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하고, 서비스를 홍보했다. 사업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지원금만큼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업성에 대한 검증과 정신적 응원이었다. LH 소셜벤처는 단순히 사업자금을 1회성으로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멘토링과 주기적인 평가, 워크숍 등을 통해 참여기업의 현실적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심리적인 안전지대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사업이 잘 안될 때도 LH 소셜벤처 관계자들은 항상 힘을 북돋아 줬고, 우리를 더 홍보하려 노력해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열린 LH 소셜벤처 지원사업 승급심사에서 김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지난해 6월 열린 LH 소셜벤처 지원사업 승급심사에서 김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김 대표는 LH 소셜벤처 지원사업 참여 기업들이 서로의 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끝>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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