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뭄에 단비같은 소셜벤처
[기자수첩] 가뭄에 단비같은 소셜벤처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4.28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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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동안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연재 기사로 다뤘다. 최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기관들이 하는 사업을 살피던 중 찾은 아이템이다.

처음에는 LH가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수익성과 공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셜벤처의 특성상 공기업과 공통분모가 있어보이긴 했지만, 업무적으로는 연결고리가 명확지 않았다. 그렇다고 단순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 사업 차원도 아니다.

LH는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일하는 공기업인데, 소셜벤처 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기업들의 공익적 대상은 아동이나 장애인, 동물 등 다양했다.

그러나 이 사업을 구체적으로 취재해서 총 8꼭지의 기사를 마무리한 후 든 생각은 'LH가 충분히 할 만하다' 아니 '이왕 시작한 것 제대로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셜벤처라는 영역 자체가 지금 우리 사회와 청년이 처한 현실에 매우 적합하고 매력적이다.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갈수록 둔화하고, 경기가 좋지 않아 중소기업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무한 경쟁에 내몰린 자영업자들도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겹기만 하다.

한때 청년 창업과 벤처가 활발히 일어나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위에 친한 사람이 창업한다고 하면 쫓아다니며 말리고 싶을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러나 소셜벤처는 조금 다르다. 사업 아이템 대부분이 사회 문제를 개선하거나 사회를 한 단계 발전하게 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최근 자영업을 포함한 일반적인 창업 상황이 비 오는 날 물주는 느낌이라면, 소셜벤처는 가문 땅에 단비 같다.

LH 업무와의 연관성 문제도 다행히 차츰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셜벤처 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상당수는 주거복지 또는 도시재생과 연계해 LH와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어쩌면 LH가 도움을 되로 주고 말로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까끔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너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소셜벤처를 보면서 우리 청년들이 생각보다 용감하고, 도전적이고, 건강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이제 막 출발한 이들이 목표 지점에 무사히 도착하길 응원한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