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욕설' 아수라장 국회…패스트트랙 신경전 계속
'폭력·욕설' 아수라장 국회…패스트트랙 신경전 계속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4.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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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변수될 듯…법정분쟁 비화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국회 관계자들이 26일 새벽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국회 관계자들이 26일 새벽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특위 소집을 놓고 25일 오후부터 26일 새벽까지 충돌했다.

한국당은 국회 본청 7층의 의안과 사무실을 아예 봉쇄하고, 패스트트랙에 올릴 법안 접수를 막는데 이어 등 저지에 총력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반말과 고성이 난무하고 간간이 욕설이 터져 나오는 물리적 충돌 상황이 발생했고, 양측은 서로를 밀고 당기는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긴 대치 끝에 국회 사개특위는 새벽 2시30분께 한국당의 저지를 피해 원래 회의장이 아닌 법사위 소회의실에서 회의를 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의결정족수인 재적 위원 18명 가운데 5분의 3에 해당하는 11명을 채우지 못해 안건 처리에는 실패했다. 정개특위는 대치 때문에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날 새벽 4시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다치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등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패스트트랙 표결 시도를 중단했다.

결국 밤이 새도록 이어진 신경전에도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한 민주당은 오늘 오전 안에 패스트트랙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한국당의 국회 회의장 점거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 중이다.

한국당도 다시 전의를 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전 8시 국회 본청 701호 의안과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어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저항을 온몸으로 했다"며 "의회 쿠데타다. 그 폭거에 우리는 맞설 수밖에 없다. 모든 수단을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패스트트랙 신경전의 변수는 바른미래당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중으로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부 탄핵을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이 자리에서 탄핵이 이뤄진다면 패스트트랙 추진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힌편, 양측의 싸움이 법적 분쟁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한 혐의로 한국당 의원들을 무더기 고발할 방침이다. 1차 고발 대상으로는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9명의 한국당 의원의 실명을 공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사개특위 사보임이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고, 회의를 열려는 시도도 모두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