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소셜벤처] ⑦꿈틀협동조합 "걱정말아요 그대"
[LH 소셜벤처] ⑦꿈틀협동조합 "걱정말아요 그대"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4.25 0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달장애인과 치료사의 든든한 지원군 자처
LH 지원 통해 차별없는 놀이프로그램 운영
꿈틀협동조합이 운영 중인 꿈틀아동청소년발달센터의 발달장애 아동 치료·교육 모습.(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꿈틀협동조합이 운영 중인 꿈틀아동청소년발달센터의 발달장애 아동 치료·교육 모습.(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악화한 고용상황에 숨통을 트기 위해 공공기관들이 앞다퉈 역대 최대 규모 채용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자체 채용 규모를 늘려 고용 여건을 개선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민 주거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LH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과 '창의성'에 투자하는 이 사업. 바로 'LH 소셜벤처'다. 눈앞에 보이는 숫자를 잠시 접어두고 '한계 없는 건강한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LH 소셜벤처인들을 만나봤다.<편집자주>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

초원 엄마의 한 맺힌 외침은 장애 아동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무지(無知)와 무관심, 편견에 대한 질책이었다. 또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슬픈 자기고백이기도 했다.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힘겨운 삶을 그려내며, 발달장애인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게 했다.

1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발달장애인은 얼마나 세상과 가까워졌을까? 한 편의 영화가 가져다준 울림은 사람들의 행동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적어도 이들을 보면 말아톤 주인공 초원이의 달리기가 자기 자신 속 깊은 동굴이 아닌 밝은 세상을 향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느껴진다. 바로 꿈틀협동조합의 발달장애 치료사들이다.

지난 2016년 여섯 명의 발달장애 치료사가 모여 꿈틀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발달장애 아동을 치료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을 느꼈고, 무엇보다 치료사 자신들의 삶이 너무 힘겨웠다. 꿈틀은 발달장애라는 높은 벽에 뚫은 '비상구'였다.

꿈틀협동조합의 발달장애 치료사들.(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꿈틀협동조합의 발달장애 치료사들.(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꿈틀협동조합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사람들의 봉사와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다. 장애아동은 물론 치료사, 가족 모두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그래서 우선 변화의 초점을 치료사 처우 개선에 맞췄다.

기존 치료사들은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에 쉽게 지칠 수밖에 없었다. 치료사가 지치면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도 함께 지쳤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꿈틀은 프리랜서가 일반적인 치료사들을 정규직화하고 급여 수준도 높였다. 치료사들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더욱 밝은 모습으로 장애아동을 대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인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치료 비용을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필요했다. 공적 치료·교육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달장애 아동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사설기관을 찾게 되고, 비싼 치료비에 가정 경제는 붕괴하기 시작한다.

꿈틀에서 희망을 얻은 치료사들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발달장애인 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현재는 아동 위주로 구축된 치료 인프라와 지원 제도를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생애주기에 맞춘 치료 시스템으로 성인발달장애인에는 직업 교육을 하고, 실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연결하는 역할까지 할 계획이다.

발달장애 치료사가 웃어야 발달장애인도 웃을 수 있다.(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발달장애 치료사가 웃어야 발달장애인도 웃을 수 있다.(사진=따뜻한경제지원센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꿈틀협동조합의 이런 도전에 공감했고,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의 동반자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LH 소셜벤처 창업지원사업 3기로 참가한 꿈틀은 지원 1년 차와 2년 차에 각각 1000만원과 3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지원금은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 공간 '파랑놀이터'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운영하는 데 주로 사용했다. 아이들은 안전한 놀이터에서 장애에 대한 차별 없이 뛰어놀며, 서로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법을 배운다.

한정우 꿈틀협동조합 대표는 "신규 프로그램 운영과 시장 진입을 위한 홍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족한 자본금 문제를 LH 소셜벤처가 해결해줬다"며 "LH 소셜벤처 선정 기업이라는 인식을 통해 다양한 사업에 도전할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꿈틀협동조합 치료사들은 앞으로 LH 소셜벤처가 더욱 확대한 규모로 활발하게 운영되길 바란다.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제도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셜벤처 간 가치 공유와 동기 부여, 시너지 창출도 소셜벤처가 건강한 발전을 지속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한 대표는 "LH 소셜벤처팀이 참여하는 지속적인 회의나 다양한 모임을 만들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며 "이런 활동이 외국 소셜벤처팀들과의 연계까지 이어지면 세계적인 사회문제 해결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꿈틀아동청소년발달센터 공간 중 일부.(사진=꿈틀아동청소년발달센터 홈페이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꿈틀아동청소년발달센터 공간 중 일부.(사진=꿈틀아동청소년발달센터 홈페이지)

cdh4508@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