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주목… "푸틴, 美·中에 제안했고 北에 제안 고려"
美, 직접협상 통한 '빅딜' 선호해 미지수… 중러 밀월외교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 외교적 해결'을 의제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6자회담' 재개 문제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이 방러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는 "핵심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회담은 두 정상의 1대 1 단독 회담과 양측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 회담, 공식 연회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며, 회담이 끝난 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문서에 서명하거나 공동 성명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우샤코프는 전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는 6자 회담 재개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6자 회담 재개를 제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이미 미국과 중국에 이런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북핵을 둘러싸고 남북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의 6자 회담은 지난 2003년 시작됐지만 핵 개발 계획의 검증 방법 등을 둘러싸고 북미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2008년 12월 12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된 바 있다.
만약 실제 푸틴 대통령이 6자 회담을 제안한다면 이는 러시아가 비핵화 문제에 당사자로서 본격적으로 등판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일본 NHK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이전에도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이를 직접 주장함으로써 비핵화 논의에서 러시아의 관여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북한 비핵화 논의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프레임에 북미간 2자 구도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을 포함한 6자 구도로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 비핵화 협상 최대 당사국인 미국이 다자간 방식보다 북한과 직접 협상을 통한 '빅딜'을 선호하고 있어 러시아의 의도대로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북한을 중심으로 한 중러의 새로운 밀월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정상회담 이튿날인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또 시 주석은 오는 6월 모스크바를 국빈 방문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도 주빈으로 참석이 예정돼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단계적 비핵화와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 동시 추진) 등의 원칙론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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