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보건의료·교육 등 생활복지 수준 도시민보다 열악
농어촌 보건의료·교육 등 생활복지 수준 도시민보다 열악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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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2018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 조사’
농어업인 복지 만족도 5년 전보다 상승했으나
의료서비스·영유아 교육 질 도시민보다 낮게 체감
농어촌 생활 부문별 만족도. (제공=농촌진흥청)
농어촌 생활 부문별 만족도. (제공=농촌진흥청)

농·어업인이 체감하는 복지서비스는 5년 전보다 만족도가 높아졌지만 보건의료와 교육 인프라 등에 대해 느끼는 어려움은 도시민보다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개선이 필요한 주요 부문에 대한 연구조사를 실시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이 24일 발표한 ‘2018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 조사결과’에서 보건의료·복지·교육 등 8개 부문의 농어촌 생활 부문별 만족도를 살펴보면 복지 분야가 52.2점으로 5년 전 44.4점보다 7.8점이 상승했다. 이는 전체 부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다음으로 경제활동(41.3점→49.0점, 7.7점 상승), 문화여가(41.4점→48.9점, 7.5점) 부문도 5년 전과 비교해 만족도가 크게 올랐다.

가장 높은 만족도로 꼽힌 부문은 62.8점을 기록한 환경·경관이고, 다음으로 이웃과의 관계(60.7점), 복지와 보건의료(52.0점) 등의 순이다.

또한 농어업인의 사회안전망 지표를 보여주는 건강·연금보험료 지원사업의 경우 2013년에는 각각 60.4점, 60.8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7.1점, 65.0점으로 만족도가 올랐다.

이처럼 복지를 비롯한 생활 지표에서의 농어업인의 만족도는 이전과 비교해 대체로 상승했으나 도시민과 견주어볼 때 보건의료와 교육인프라 등에서 느끼는 애로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의 경우 농어업인은 도시민보다 ‘의료서비스의 낮은 질’, ‘적합한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움’, ‘의료기관까지 이동의 어려움’ 등의 측면에서 도시민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애로를 더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히 의료기관까지 이동할 때 농어촌은 ‘개인차량(52.3%)’을 주로 이용하고 도시는 ‘도보(42.8%)’로 이동한다는 비율이 높아 질병·사고 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성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이에 대해 전남 영광에서 귀촌 12년차인 50대 A씨는 “마을인구 대부분은 질환을 갖고 있는 70대 이상의 고령농인데 읍내 병원까지 가려면 하루에 겨우 서너 번 오는 버스를 타고 40~50분을 더 가야 할 정도로 불편하다”며 “위급 시 근처에 차량을 소유한 이웃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처가 늦어져 불상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농어촌·도시 간 영유아 보육·교육의 어려움 정도. (제공=농촌진흥청)
농어촌·도시 간 영유아 보육·교육의 어려움 정도. (제공=농촌진흥청)
농어촌·도시 간 질병치료 시 주된 애로사항. (제공=농촌진흥청)
농어촌·도시 간 질병치료 시 주된 애로사항. (제공=농촌진흥청)

교육 인프라에 대한 농어업인의 어려움도 크다. 이 중 영유아 보육·교육면에서 ‘어린이집·유치원 교육 질 저하’, ‘학원·문화센터 등의 부족’ 등을 답한 농어업인의 응답률은 도시민보다 2~3배 가까이 높았다.

또 농어촌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방과 후 프로그램 지원’과 ‘지역 특성에 맞춘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요구가 도시민보다 더욱 컸다.   

생필품 구입과 목욕, 이·미용시설 등의 생활서비스와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에서도 농어업인과 도시민 간의 차이는 각각 20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윤종철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장은 “이번 조사로 농어촌 생활개선에 보건의료와 교육, 기초생활기반 등의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투트랙으로 접근해 관련 정책지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를 통해 진행하고, 농어업인 삶의 질 개선이 필요한 주요 부문은 연구조사를 통해 원인 파악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진청이 발표한 ‘2018 농어업인 복지실태 조사결과’는 농어촌 2780가구와 도시 1149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직접면접을 통해 산출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