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에 화답한 金… 대미 협상력 확보 주력 전망
푸틴, 비핵화 협상 국면서 적극 개입 행보 원할 듯
북한과 러시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를 공식화한 가운데, 북미 비핵화 외교전에 러시아도 적극 개입하게될 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히담' 결렬 이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 방러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도 2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5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회담 장소로는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 안에 있는 극동연방대학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첫 대면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푸틴 대통령은 '북러정상회담' 러브콜을 받았지만 4차례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면서도 러시아 방문은 하지 않았다.
또 2011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베리아 부랴티야공화국 수도 울란우데를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이후 8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러에서 북러 경제 협력 의지를 과시할뿐만 아니라 북미 비핵화 국면에서 대미 협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전통적 우호국인 러시아로 눈을 돌리며 지원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미동맹으로,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리며 지지 목소리를 높여온 러시아의 지지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를 극복하고 경제적 활로를 찾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미군의 군사적 영향력을 견제하고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적극적 개입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실제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또 북한의 '단계적·동시행동원칙'도 지지해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25일 북러정상회담이 끝난 뒤 곧바로 중국 베이징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이동한다. 이를 계기로 시 주석과 회담을 할 가능성이 큰 만큼 중러 정상회담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26일까지 러시아에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현지 식료품 생산공장을 시찰하고, 전몰용사기념비에 헌화하며, 연해주 지역의 문화유적지를 찾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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