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트렌드] 수출로 쌀 산업 위기 돌파하는 일본
[농업+트렌드] 수출로 쌀 산업 위기 돌파하는 일본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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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품종 특화한 ‘브랜드 쌀’ 개발…지난해까지 765종
840g 한 팩 11만원 ‘세계최고가’ 등 차별화된 마케팅
日정부 농가 보조금 지원·해외 판촉 등 수출지원 집중
세계 ‘최고가’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일본의 브랜드 쌀 ‘세계최고쌀’ (사진=Rakuten)
세계 ‘최고가’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일본의 브랜드 쌀 ‘세계최고쌀’ (사진=Rakuten)

일본도 우리처럼 쌀 생산 대비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공급 과잉’인 상황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쌀 가격폭락에 따른 시장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보조금 지원을 통해 보리와 같은 타작물 또는 조사료(사료용 벼) 재배를 유도하는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 차원에서 활발한 해외 판촉과 경쟁력 있는 고품질의 브랜드 쌀을 수출하며 쌀 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3일 ‘일본농업신문’ 등 일본 매체와 관련 업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일본의 쌀 수출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출량은 1만3794t으로 5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해 40% 이상 증가했다.

일본 쌀 수출 확대를 견인하는 원동력 중 하나로 ‘브랜드 쌀’을 꼽을 수 있다. 브랜드 쌀은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특정 품종의 쌀을 브랜드화한 것으로 지역 농가와 지자체, 식품업계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R&D를 통해 개발한 경우가 많다.

일례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쌀로 기네스북에까지 등재된 도요라이스(주)의 ‘세계최고쌀’은 140g 소포장 6개 들이로 된 840g 한 팩 가격이 1만800엔(한화 약 11만원)에 이르지만 ‘초고가’ 마케팅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출시되자 품절돼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아마존에서도 인기 상품으로 등극한 아이모리현의 ‘세이텐의 헤키레키’는 가격 대비 훌륭한 품질과 특유의 찰진 식감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브랜드 쌀 개발이 활성화되며 지난해에만 52종류의 신상품이 출시됐다. 2018년 기준 상표등록된 일본의 브랜드 쌀은 총 765종으로 10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해 250여종이 증가했다.

수출 마케팅도 적극적인 편이다. 지난 2014년 일본 정부는 자국산 쌀과 쌀가공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한 전국 단위의 단체를 조직하고, 해외에 유통되는 일본 쌀을 부각시키기 위해 통일된 로고마크를 개발하는 한편 주요 수출국에서 다양한 판촉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올 초부터 일본 외무성 주도 하에 유망수출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일본산 쌀의 대대적인 마케팅이 진행 중이다. 특히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의 인기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마츠시게 유카타를 앞세워 일본의 브랜드 쌀을 활용한 특별 메뉴를 제공하는 등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과 비교해 우리의 쌀 수출 활성화는 다소 더딘 상황이다. 이천 쌀 등 일부 지역 브랜드 쌀이 해외에 수출되고 있으나 교민시장 위주로 유통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가바(GABA)와 같은 기능성 쌀이나 향미의 경우 일부 업체들이 개발하고 있지만 수출 성과는 미약한 편이다.

aT 도쿄지사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쌀의 신시장 개척’이라는 명목으로 수출용 쌀 생산농가에 10아르(a)당 2만엔(한화 약 20만원)을 보조하고, 스마트 농기계를 활용한 수출용 쌀 산업단지 등을 조성하고 있다”며 “우리도 일본의 사례를 거울삼아 해외시장을 겨냥한 기능성 쌀 개발과 함께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 쌀 생산농가 육성에 적극 나서 지금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