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③]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 갈등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
[학교폭력③]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 갈등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
  • 전민영 기자
  • 승인 2019.04.22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 상담 전화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청예단)
청소년 상담 전화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청예단)

 ◇ 학교폭력으로부터 청소년 지켜온 구원의 팔

1995년, 청예단 출범과 함께 전국학교폭력상담전화 1588-9128이 시작됐다. 학교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구원의 팔(9128)’이다. 지난해 청예단은 연간 3200여건의 전화 상담과 월 평균 280건의 상담을 지원했다.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상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한 사이버상담 등 경로도 열어두고 있다. 방문상담이 망설여지는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청소년들의 수강명령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청예단)
청소년들의 수강명령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청예단)

 ◇ 학교폭력 회복을 위한 도움의 손길

청예단은 학교폭력 피해학생에게 개인상담 및 심리치료를 무료로 진행한다. 많은 학생들이 상담을 통해 괄목할만한 회복을 되찾았다. 

하늘이(가명)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하늘이는 학교폭력으로 체중이 줄고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자퇴를 결정했다.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던 하늘이는 6개월의 상담을 거치며 본래 밝고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 자퇴 후 하늘이는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줄어든 바깥활동을 청예단 내 동아리 활동으로 보완하며 안정적 생활을 찾았다. 

하늘이처럼 위기에 빠진 청소년에겐 다방면의 도움이 필요하다. 소속 학급, 또래 집단과의 관계를 개선시켜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청예단이 학급으로 찾아가 맞춤형 집단 상담을 진행한다. 가정 내 돌봄이 부족하다 느끼면 가족캠프를 진행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한다.

재발 방지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청예단은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보호소년에 대한 수강명령 집행을 위탁받아 교육을 진행한다. 소그룹 참여형 교육 혹은 개인 상담을 통해 청소년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과 타인과의 의사소통 기술도 익히도록 돕는다. 그래야 청소년이 갈등 상황에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취약 청소년들이 문화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청예단)
폭력취약 청소년들이 문화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청예단)

 

◇ 학교폭력 갈등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

청예단의 아침은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 학교폭력 위기사례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시작된다. 위기 사안이 언론에 보도되면 당사자와 학교, 가정 등 관계 기관과 접촉한다. 현장에서 사안 파악이 끝나면 사례판정회의를 연다. 사례판정회의는 해당 청소년에게 어떤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 논의하는 자리다. 그때 개인 맞춤형 심리·의료·자립·생활·학업·기타 등 다양한 지원을 결정하고 회복 및 치유 방법까지 논의한다. 

불거진 학교폭력 사건을 잠재운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 관계회복 없다면 갈등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그래서 청예단은 심리적 문제 회복을 위해 화해·분쟁조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사자들 간 감정 대립을 완화하고 자율적 합의를 이루도록 돕는 서비스다. 조정 전문가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일상생활 적응, 학교폭력 재발 방지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학생들 사이에 벌어진 일이 보호자들 간 갈등이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교를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으로 바꾸어가는 일에 기여하는 것이다.

[신아일보] 전민영 기자

my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