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와 제재완화, 남북 경협에 이르기까지 마치 바로 꽃망울을 바로 터뜨릴 것 같던 한반도 평화의 ‘봄날’은 이제 한치 앞의 상황도 도무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 북한은 미국의 대북 협상대상들 대한 비판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시정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은 적대시정책철회를 외면하고,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며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며 공을 미국에 넘겼다.
미국은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나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을 빌어 ‘북한의 불통에 좌절한다’ 거나 3차 북미정상회담 전에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진정한 징후’를 보이라는 등의 하노이 이후의 기존 입장만을 확인시키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은 3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건은 핵포기 결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하면서, 제재완화에도 태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자 북한은 일련의 군사행동을 보이며 ‘자력갱생’의 길을 북미관계의 카드로 꺼내는 동시에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우호관계를 과시하며 오는 25일께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협상과 제재완화의 우회로를 찾는 듯 한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미국의 강경파들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하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20일 ‘빅딜’과 관련해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고 하고, 이틀 전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인다”며 무의미한 핑퐁만 주고받고 있다.
여기에 문 정부의 중재자역할에 있어 국내 정세도 암운을 드리우는데 한 몫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지난 20일 광화문 시국집회에서 황교안 당대표는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면서 안보는 북한에 구걸하고 있다”며 “무너진 한미 동맹을 다시 복원하라”며 문 정부에 맹공을 퍼부었다.
국내외 정세가 북한은 물론 우리정부에도 부담을 안기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남북은 미국의 대북협상의 판도에 있어 미국 강경파가 축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말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일 뿐 정치·경제적 계산에서 그 간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볼 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핵심이다. 톱다운과 점진적 제재완화에 따른 비핵화는 평행선만 달릴 뿐이다. 평화와 경제번영의 중대 전환기가 될 수 있는 지금, 적어도 시간은 한반도의 편은 아니라는 점에서 북한과 문 정부는 깊게 고민하고 조속히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