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가시화’…입각 하마평 무성
개각 ‘가시화’…입각 하마평 무성
  • 전성남기자
  • 승인 2009.01.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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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정치인 입각 적극 주장…시기·폭에 촉각
李대통령-박희태 대표, 오늘 정례회동에 주목


18일 국가정보원장에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에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내정되고 본격 시작된 개각에 여권내에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청와대는 그간 “설 연휴 전 개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4대 권력기관 인사와 맞물려 개각도 다소 당겨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정무 감각이 있는 정치인의 입각을 적극 주장하며 아직 유동적인 개각 시기와 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라디오에 출연, “당에는 이론적으로 무장되고 국가적 위기를 풀기 위해 소신껏 일할 인재들이 많이 있다”며 “이런 인재들을 많이 보내기를 당도 대통령에게 강력 건의할 것”이라고 하는 등 요구도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정치인 입각 문제는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새해 첫 정례회동에서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 개각 폭·시기 셈법도 ‘복잡’ 문제는 개각 폭과 시기다.

설 연휴 이전에 개각이 이뤄진다면 중폭 이하의 개각이 될 가능성이 높고, 당 출신 입각도 1~2명에 그쳐 친박(친박근혜계)인사들의 탕평 인사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친박 인사들을 배제시켰다는 논란이 일어나 당내 분열이 가중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개각 시기가 늦춰질 경우 2월 임시국회 쟁점법안 심의와 겹쳐 인사청문회가 차일피일 미뤄질 수도 있고, 공직사회는 물론 여권의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돼 개각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킬 위험이 크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설 이후 2월초에 개각을 하게 되면 2월20일이 넘어서 인사 청문회를 마치게 되는데 그때는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점”이라며 “야당이 인사청문회에 고리를 걸고 모든 법안을 홀딩(holding)하게 되면 2월 국회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도 대폭 개각이 바람직하지만 시기는 설 연휴 이전으로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신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하는 개각이기 때문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국회의 안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2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에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탕평인사론’ 흐지부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탕평인사론’도 점점 흐지부지 되어가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 ‘신뢰’를 전제로 하지 않는 ‘탕평인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신뢰에 금이 가 있는데 이게 되겠느냐”며 “국정동반자로서의 인정이 우선되는 게 탕평책의 근간이지 장관 몇 자리 준다고 해서 친박과 친이가 합쳐진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립 성향의 남경필 의원도 14일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탕평 역시 신뢰가 회복되어야 가능하다고 본다”며 “아직까지는 이런 면에서 좀 부족하다.

국정운영의 한 배를 타고 있다는 분명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이계 공성진 최고위원은 “정치적 고려에 의한 탕평인사 보다는 적재적소에 능력 있는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며 “원래 탕평은 모양 갖추기고,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홍준표 원내대표(법무부), 임태희 정책위의장(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이한구 국회 예결위원장(기획재정부),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지식경제부), 장윤석 제1정조위원장(법무부) 등이 실제로 발탁될 경우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느냐도 정치권의 관심이다.

홍 원내대표의 후임으로는 안상수·정의화 의원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박희태 대표가 4월 재보선에 출마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의 바람대로 3~4명의 정치인이 입각하게 된다면 당내 권력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19일 이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가 정례회동을 갖기로 함에 따라, 이 자리에서 개각을 비롯한 정치인 입각 문제가 거론될 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