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인구 주는데”…늙고 빈곤해지는 ‘농촌’
“농가인구 주는데”…늙고 빈곤해지는 ‘농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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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지난해 농가인구 231만5000명…200만명 붕괴 머지않아
65세 이상 고령농 지속 증가한 반면 40세 미만 청년농 감소세
1ha 미만 영세농 ‘70%’…연간 판매액 1000만원 저소득 농가 ‘65%’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농가인구 추이. (출처=통계청, 그래프=박성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농가인구 추이. (출처=통계청, 그래프=박성은)

농촌이 갈수록 ‘늙고 빈곤해지고’ 있다. 농가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농 비중은 높아진 반면에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농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40세 미만 젊은 농부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가 10명 중 6명은 연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00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인구 수는 231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 306만명과 비교하면 10여년 만에 20% 이상 급감한 것이다. 2011년 처음으로 ‘농가인구 300만명’ 밑으로 떨어진 이후 이제는 200만명 붕괴가 머지않게 된 것이다.

농가인구의 대부분은 고령농이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농 수는 103만5000명으로 전체의 44.7%를 차지했다. 농가 10명 중 4명은 ‘할아버지·할머니’ 고령농이라는 것. 전체 비중에서 2017년과 비교해 2.2%포인트 증가했다. 2010년에는 농가 전체의 31.7% 정도인 97만2700여명이었다. 10여년 만에 13%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40세 미만 ‘젊은 농부’ 수는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농가의 16.9%인 39만여명이 청년농으로 집계됐다. 전년인 2017년에는 44만4000여명보다 오히려 5만여명 이상 줄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청년농을 대상으로 창업자금·농지임대·기술교육 등 영농정착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음에도 그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이시혜 농림축산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은 “청년농을 두고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기준과 시각이 다소 다른 측면이 있고,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젊은 층의 절대적인 인구수가 감소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청년농의 영농정착지원은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돼 육성까지 최소 2~3년 정도를 두고 봐야하며, 지원사업 대상자 중에는 창농예정자가 많은데 이들이 청년농 지표에 잡히지 않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국내 농가인구에서의 고령농 비율.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통계청, 그래프=박성은 기자)
최근 3년간 국내 농가인구에서의 고령농 비율.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통계청, 그래프=박성은 기자)
지난해 기준 농축산물 판매금액별 농가 구성비. (제공=통계청)
지난해 기준 농축산물 판매금액별 농가 구성비. (제공=통계청)

또한 경지규모 1헥타르(ha, 1만제곱미터) 미만의 영세 규모의 농가가 전체 농가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현재 102만1000가구 중 71만4000가구가 1ha 미만으로 가장 많고, 3ha 이상의 중대형 농가는 7만8000가구로 전체 농가의 7.7% 정도로 나타났다.

경영형태로는 논벼 농가가 38만7000가구로 전체 농가의 37.9%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가구 수로는 전년의 39만9000가구와 비교해 3.2% 줄었다. 그러나 정부가 쌀 공급과잉 해소와 쌀값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타작물 재배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과 비교하면 기대만큼의 감소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연간 1000만원 미만인 저소득 농가는 전체의 64.9%에 이르는 반면 1억원 이상 판매금액을 올린 농가는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농촌에서 ‘부농’을 찾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