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3차 북미정상회담 조건은 핵포기 결단 보여주는 것"
김정은, 푸틴과 회담 앞두고 軍행보… 대내결속 다지는 듯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 결단의 증거를 보여달라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군사 행보로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북미간 교착 상태가 더 길어지는 게 아이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슈퍼매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미국은 무엇을 주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진정한 증거"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대화는 좋은 것이지만 빨리 갈 필요는 없다"고 한 속도조절론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빅딜(big deal)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과 '새 계산법'을 제안한 김 위원장의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한국 정부와 매우 긴밀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이야기해보려고 시도할 예정이어서 매우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 등을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군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24~25일경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 북러 경제협력 강화를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우방인 러시아에 기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국제 공조를 약화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틀 째 국방 현장 행보를 보였다.
조선중앙통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7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했다.
전날 평양 방어 공군부대에서 전투기 비행훈련을 지도한 데 이은 안보 강화 행보다.
북미 대치 국면에서 밖으로는 우방국과 결속을 과시하고, 안으로는 북미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은 상황에서 대내 결속과 안보 신뢰를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북미가 서로 압박하며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는 교착 국면이 당분간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