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폭행에 횡령직원 자살…지역농협, 잇단 사고로 ‘구설수’
직원 성폭행에 횡령직원 자살…지역농협, 잇단 사고로 ‘구설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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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구타와 성폭행, 인사 갑질 ‘안동농협 K조합장’ 검찰 고발
규정 어기고 2억원 횡령 의혹 받은 화성 비봉농협 직원 ‘자살’
농협중앙회 “개인적인 일탈·비위 의혹으로 별다른 입장 없다”
지역농협이 잇단 사고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농협은 직원 구타와 여직원 성폭행 의혹 등이 발생해 지역 조합장이 검찰에 고발당하는가 하면,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직원은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농협은 김병원 회장 취임 3년을 맞은 올해 청렴도 최우수기관 도약을 결의했다.

18일 안동지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안동농협 조합장 K씨 비리를 수사 중이다. 조합장 K씨는 안동농협 생강출하조절센터 부지를 한 달 만에 두 배에 가깝게 고가로 매입하면서 조합장과 간부 자녀 학자금을 이중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K씨는 조합장에 재직하는 동안 여직원 성폭행과 간부직원 구타, 경찰서 뇌물 상납, 조합원 협박 문자 발송 등의 의혹도 함께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의 경우 해당 여직원은 조합장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이후 갑자기 다른 농협으로 전출됐고, 다시 전입하는 과정에서 2억원의 돈을 요구받았다는 사실이 K씨 녹취록을 통해 알려졌다.

간부직원 폭행 건은 지난해 10월 제주지역 농협을 방문하던 기간 중에 조합장 K씨가 숙소 입구에서 간부직원 2명을 일방적으로 구타했다는 게 골자다.

특히 안동농협 소속 조합원들은 조합장 K씨가 조합직원 채용·승진과 같은 인사에 무리하게 개입하는 ‘갑질’을 보이는 등 20년 넘게 재직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로 알려진 ‘활빈단’은 지난 17일 여직원 성폭행 등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합장 K씨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오는 25일 ‘법의 날’에 안동농협에서 규탄 시위를 예고했다.

경기 화성시 서화성농협도 횡령 혐의를 받은 직원 A씨가 자살한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정육팀장으로 일한 직원 A씨는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농협수수료를 정상적인 회계 처리 없이 2억1000만원을 자신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과일팀장으로 일한 또 다른 직원 B씨도 농협수수료 6900만원을 미입금해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에서는 화성시 단위농협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농협의 잇따른 비위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안동농협 조합장 K씨 비위 의혹의 경우 개인 일탈로서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의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또 화성 서화성농협의 비리에 대해서는 “횡령 의혹을 받은 직원 A씨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정기감사를 진행하기 전 절차에 따라 비위 의혹에 대한 소명자료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연락이 끊긴 상황에서 부담감을 못 이기고 자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올해 2월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관 중회의실에서 허식 부회장, 중앙회·지주와 계열사의 준법감시부서 최고책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범농협 준법감시최고책임자회의’를 개최했다.

농협은 올해 청렴도 최우수기관 도약을 위해 잘못된 관행타파와 조직문화 혁신에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