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서울 아파트값, 대단지일수록 큰 폭 하락
1분기 서울 아파트값, 대단지일수록 큰 폭 하락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4.17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0가구 이상 단지, 전분기 대비 0.95%↓
호황기 가격 상승 피로감·매물 누적 영향
단지 규모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단위:%).(자료=부동산114)
단지 규모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단위:%).(자료=부동산114)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시장 위축세가 지속한 가운데, 규모가 큰 단지일수록 가격 내림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단지는 시장 호황기에 가파르게 올랐던 매매가격이 침체기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태에서 매물 누적량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부동산114는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단지 규모별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0.95%의 변동률을 기록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어 500가구 이상 1000가구 미만 단지가 0.30% 하락했고, 300가구 이상 500가구 미만 단지 아파트 가격이 0.09% 내렸다.

반면 3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는 오히려 지난해 4분기보다 0.17% 상승했다.

부동산114는 시장 호황기에 거래가 활발해 가격이 급등했던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조정된 반면, 가구 수가 적어 거래가 드문 소규모 아파트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서울 자치구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강남구가 -2.22%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송파구(-2.09%)와 양천구(-1.63%), 강동구(-1.26%) 순으로 매매가격 하락률이 높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와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양천구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 집값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서울 구별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단위:%).(자료=부동산114)
올해 1분기 서울 구별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단위:%).(자료=부동산114)

보통 대단지 아파트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나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양호해 소규모 아파트보다 인기가 높다.

특히 서울은 대규모 아파트가 새로 들어설만한 부지가 많지 않아 희소성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 내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매수세가 움츠러드는 침체기에는 오히려 대단지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려는 사람에 비해 매물이 많아 자연스럽게 가격 하락 폭도 커진다는 게 부동산114의 설명이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아파트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대단지는 중소단지에 비해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게 된다"며 "특히 대단지 중에서도 선호도가 떨어지는 구축(오래된 아파트)과 갭투자가 활발했던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 폭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