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희생자 봉안함 안치' 인천가족공원도 추모식
참사 진상규명 촉구 목소리…"특별수사단 설치 필요"
2014년 4월16일. 참혹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도 어느 덧 5년이 흘렀다.
긴 세월을 증명하듯 세월호 선체 곳곳은 녹슬었으나, 국민들은 여전히 생생하게 '그날'의 아픔을 곱씹으며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는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거행됐다.
기억식은 오후 3시 안산시 전역에 1분간 울리는 추모사이렌을 시작으로 희생자 추모 묵념, 유은혜 부총리 등의 추도사, 기억 공연, 추도시 낭송 등으로 진행됐다.
침몰 초기 수습 활동이 이뤄졌던 진도 팽목항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 추진위원회 주최로 '팽목 바람길 걷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 24명을 비롯한 추모객들이 참석해 기억의 벽 일대를 걸으며 희생자들을 기억했다.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 24명은 진도 서망항을 방문해 낚싯배를 타고 사고해역을 찾아 이제는 볼 수 없는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워했다.
단원고 학생 유족들은 "내년에 또 올게", "사이좋게 행복하게 지내야 해", "미안해, 보고 싶어" 등 마음을 털어 놓으며 또 한 번 쓸쓸한 작별을 했다.
기다림의 장소였던 진도체육관에서는 이날 오전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식 및 국민안전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일반인 희생자 41명의 봉안함이 안치된 인천가족공원 세월호추모관에서도 4·16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강당 단원관에서는 '다시 봄, 희망을 품다'를 주제로 세월호 5주기 추모행사를 열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은 "더는 세월호 참사를 슬프거나 아파하지 만 말고, 기억하면서 새 희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2개의 전시실, 시민참여 공간 등으로 구성된 추모 공간 '기억과 빛'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기억공간을 찾은 이들은 단원고 학생들의 흔적, 유족들이 남긴 글 앞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한참을 서있는 모습이었다.
부산지역에서는 대부분 초·중·고교에서 세월호 5주기 추모 묵념을 가졌고, 부산시청 1층에는 '416 단원고 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삽화 전시회가 마련되기도 했다.
부산지역 90여개 단체가 참여한 세월호 부산대책위는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부산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진상규명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지금이 참사 원인을 은폐한 자들에 대한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며 "2년 안에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려면 기소권을 가진 강력한 특별조사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과 광주 지역 시민·학생 단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했다.
세월호의 목적지였던 제주에서는 세월호 촛불연대 주최로 추모행사가 열고 세월호가 도착해야 했던 제주항 2부두를 향해 행진하는 행사를 가졌다.
행사 참여자들은 제주항에서 생존자·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특수 제작한 큰 배를 하늘로 띄우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진상규명 의지를 시민들과 다짐했다.
이외에 각 시·도 교육청과 시민단체 등은 참사의 아픔을 함께하고 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한 추모행사를 개최하며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