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이버 개편에 낯선 이용자들…변화만이 능사일까
[기자수첩] 네이버 개편에 낯선 이용자들…변화만이 능사일까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4.16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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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변했더라고. 너무 불편해서 이리저리 찾아보다 예전 화면으로 바꿨어’

얼마 전 만난 지인이 네이버의 새로운 모바일 웹 화면을 평가한 말이다. 또 다른 이는 ‘전환버튼을 찾지 못해 그냥 쓰고 있었다. 네이버의 이번 개편을 기대했던 기자로선 아쉬운 반응이었다.

이달 4일 진행된 네이버 모바일 화면의 개편은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첫 페이지에서 제거’한 게 특징이다. 소비자들에게 뉴스 선택권을 돌려주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이하 실급검) 조작의혹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이는 작년 발생한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네이버는 뉴스편집에 손을 떼면서 AI(인공지능)를 도입했고, 모바일 메인화면의 개편도 진행했다. 개편 페이지에선 네이버가 고른 기사 대신 이용자들이 지정한 매체의 기사를 보여준다. 또 사용에 편리함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로 바로 갈 수 있는 버튼(‘그린닷’) 등이 도입됐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다. 커뮤니티 곳곳에선 불편해서 예전으로 돌아갔다는 글들이 눈에 띈다. 다양한 뉴스를 종합적으로 보고 싶은데 매체를 일일이 골라야 하는 불편함, 현재 뜨고 있는 핫 이슈를 놓치고 싶지 않는 심리 등이 반영된 탓이다. 해외와 다르게 발전한 우리나라만의 포털 문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움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당장 불편해도 스스로 제대로 된 정보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실급검의 경우 돈을 받고 특정단어를 순위에 올려주는 업체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폐단을 지적받아 왔다.

다만 급격한 변화만이 해결책인지 고민해볼 문제다. 이용자 개개별로 정보 취합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겐 숙제가 될 수 있다. 네이버 뉴스 선택 ‘AI 알고리즘의 투명성 강화 또는 다양한 큐레이션 업체들과 네이버의 연동 등도 나쁘지 않다.

한때 ‘공자가 죽어야’ 또는 ‘삼성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책과 말이 유행처럼 떠돌았다. 문자 그대로가 아닌, 유교 내 폐단 및 기업과 정권 간의 결탁 등 적폐를 해소해야 한다는 뜻이다. 네이버 메인화면의 뉴스와 실급검도 문제를 해소하고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