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육성정책 체감 바닥…참여율 ‘5%’ 불과
여성농업인 육성정책 체감 바닥…참여율 ‘5%’ 불과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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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2018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발표
여성농업인 81.1% “남성보다 지위 낮다”
영농생활 애로 ‘체력부족’·‘가사병행’ 順
올 상반기 안에 여성농업인 전담팀 신설
‘2018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서 여성농업인이 영농생활을 하며 느끼는 애로사항 중 하나로 ‘농기계 사용’이 꼽혔다. 지난달 14일 강원 고성군농업기술센터가 여성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업기계 사용기술과 경정비에 대한 교육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고성군)
‘2018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서 여성농업인이 영농생활을 하며 느끼는 애로사항 중 하나로 ‘농기계 사용’이 꼽혔다. 지난달 14일 강원 고성군농업기술센터가 여성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업기계 사용기술과 경정비에 대한 교육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고성군)

여성농업인 10명 중 8명은 스스로의 지위를 남성농업인과 비교할 때 낮게 인식했고, 정부의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 인지도와 참여도는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농업인이 체감하고 있는 애로사항으로 체력부족과 가사와의 병행, 농기계 사용 등이 꼽혔다. 이러한 가운데 여성농업인 지위에 대한 인식 제고와 현장에서의 정책 체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이하 농식품부)가 16일 발표한 ‘2018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지위와 경영주 인식 비율은 상당히 낮았다.

응답자의 81.1%는 스스로의 지위를 남성농업인보다 낮게 생각했고, 경영주로 인식한다는 답변 비율도 38.4%에 불과했다.

앞으로 여성농업인 지위에 대해 ‘남성과 같아야 한다’는 의견에 30대 이하부터 60대까지 70% 이상이 찬성했다. 70대 이상 여성농업인의 경우 67.9%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여성농업인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정책의 현장 체감도 역시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현재 지원 중인 사업별로 인지도를 알아본 결과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인 ‘농번기 마을공동밥상’의 경우 39.4% 정도에 불과했다.

이외 마을기업과 농촌체험마을 지원 33.4%, 여성농업인 대회 33.1%, 여성농업인 일손 돕기 지원사업 32.5% 등의 순이다.

지원사업별 인지도 대비 참여도는 더욱 저조했다. 농번기 마을공동밥상 사업을 참여한 비율은 인지도보다 낮은 23.7%, 마을기업과 농촌체험마을 지원은 이보다 훨씬 낮은 10.0%, 여성농업인 일손 돕기 12.6% 등으로 주요 21개 사업의 평균 참여율은 5%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농업인의 영농생활을 하면서 최우선으로 꼽는 애로사항으로 ‘농사일에 따른 체력 부족(32.8%)’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농사·가사 병행의 어려움(24.5%)’, ‘농기계·시설 사용 어려움(16.1%)’, ‘남녀차별 활동에 제약(10.1%)’ 등의 순이다.

이에 따라 해결할 과제를 물어보는 질문에서 50~60대는 ‘과중한 노동경감’이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했고, 70대 이상은 ‘복지시설과 제도 확대’를 우선으로 꼽았다. 30대 이하에서는 ‘보육교육시설 확충’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연숙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장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농업·농촌 분야에서 여성농업인의 지위에 대한 인식과 현장에서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등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며 “여성농업인의 정책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올 상반기 안에 ‘여성농업인 전담팀’ 신설하는 한편 ‘제5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이번 실태조사를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편 여성농업인 실태조사는 여성농어업인육성법에 의거해 여성농업인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5년마다 실시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제5차 여성농업인 실태조사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전국 농가 108만8518호 중 서울·광주·대전을 제외한 표본조사구의 가구 중 3개월 이상 농업에 종사한 만 18세 이상 여성농업인 204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28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진행한 것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