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본격화…항공업계 지각변동 ‘촉각’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격화…항공업계 지각변동 ‘촉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4.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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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보 다수 기업 실명 거론…“인수 대금,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
LCC 분리 매각 시 인수전 치열 전망…“매각 후 금호아시아나 재기 노릴 듯”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항공업계에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계열사 에어부산(지분 44.17%), 에어서울(100%) 등 저비용항공사(LCC) 2곳도 함께 매물로 나오면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선 최대 2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앞으로 6개월 내 이뤄질 전망”이라며 “인수 대금은 총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채권단에 수정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후보 기업들은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표면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부인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관련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방산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로 여겨진다.

CJ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유통기업의 장점을 살려 물류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애경그룹은 이미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어 항공업을 통해 그룹이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매각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 아시아나항공과 LCC를 함께 매각하는 통매각 방식이 아닌 분리 매각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가 채권단에 제출한 수정 자구계획안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3곳 모두를 통매각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인수자의 요청이 있다면 별도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재기를 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합병을 통해 재기를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은 “전체 부채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증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그 부분이 인수자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모두 갚을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밝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규모는 최대 3조7000억원 수준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