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 회장, 그룹 경영 물러난다
김재철 동원 회장, 그룹 경영 물러난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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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서 퇴진 선언해
창업 1세대 경륜 바탕 한국사회 기여방안 모색
변화 없이 ‘김남정 부회장’ 중심 계열사 독립경영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동원그룹)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동원그룹)

김재철(85) 동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그룹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1세대 창업주로서 50년간의 그룹 경영을 뒤로하고 그간의 경륜을 살려 재계 원로로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16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김재철 회장을 비롯한 동원그룹 임직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동원의 창업정신은 성실한 기업 활동을 통한 사회정의 실현이었고 비전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다짐을 잊지 않고 정도(正道)로 가는 것이 승자의 길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경영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받고 이겨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등 새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동원이 가진 잠재력과 협동정신이 발휘되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 말미에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나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며 “각자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 더욱 찬란한 동원의 새 역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의 퇴진 선언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고민하다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창업주로서 소임을 다했고, 앞으로 후배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동원그룹의 설명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김재철 회장은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라고 소신을 밝히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을 누차 강조했다”며 “동원의 미래와 변화, 혁신을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해 퇴임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그간의 경륜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에 그룹 경영에 대한 조언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 경영은 당분간 큰 변화 없이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맡을 전망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전략과 방향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지금의 경영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동원그룹은 지난 1969년 4월16일 서울 명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과 원양어선 1척으로 사업을 시작한 동원산업이 모태가 됐다.

이후 1982년 국내 최초의 참치 통조림인 ‘동원참치’를 앞세워 국내 최대 수산업체로 발돋움했고, 종합식품기업인 동원F&B와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를 통해 각각 식품과 패키징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2016년에는 종합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고 물류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으며 현재 수산과 식품, 패키징, 물류 등 4대 축을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 연매출 7조2000여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