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더딘 ‘제조업’…성장업종 ‘부진’·쇠퇴업종 ‘호조’
세대교체 더딘 ‘제조업’…성장업종 ‘부진’·쇠퇴업종 ‘호조’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1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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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한국 제조업의 중장기 추세 분석’ 보고서
수출액 상위 10개 품목 2개만 교체…중국의 ‘절반’
석유정제·통신 등 성장업종 글로벌 생산 점유율 하락
신산업 ‘화장품·의약’ 점유율 1% 미만…‘게임’도 저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제조업이 지난 20년간 통신기기·의약 등 글로벌 성장업종에서는 점유율이 떨어진 반면, 쇠퇴업종으로 분류되는 섬유·의류 등에서는 오히려 상승하며 ‘산업 신진대사’가 역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의 ‘한국 제조업의 중장기 추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과 2017년 수출액 상위 10개 품목을 비교한 결과 2개만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컴퓨터부품과 모니터가 제외되는 대신 특수선박(해양플랜트)과 유화원료가 새로 포함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경우 인쇄기와 스웨터, 변압기, 여성정장 등 4개가 10대 수출품목에서 제외됐지만 자동차부품과 램프·조명기구, 가죽가방, 가구 등이 추가된 것과 비교했을 때 교체율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진국을 살펴보면 독일은 3개가 교체됐고, 일본과 미국은 각각 2개 품목이 교체됐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10대 품목 비중은 우리나라가 2017년 기준 46.6%로 일본 33.8%와 중국 27.9%, 독일 28.0%, 미국 30.1% 등과 비교해 10~20%포인트(p)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10년간 수출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8개가 바뀌지 않고, 10대 품목 비중이 경쟁국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는 것은 제조업의 고착화와 편중화를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무역규모가 증가하는 성장 업종에서는 부진한 반면 성장력이 떨어져 도태, 또는 사양 조짐이 보이는 업종에서는 점유율이 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주요 40개 제조업종 가운데 석유정제·통신·의약·비철금속·정밀기기 등이 ‘5대 성장 업종’으로 분류됐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과 2016년 사이 통신기기 3.5%, 의약 0.9%, 비철금속 0.2% 등의 글로벌 생산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제지·섬유·특수목적기계·의류·일반가전 등 이른바 ‘5대 쇠퇴 업종’에서는 섬유가 3.4%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0.1~1.4% 정도 글로벌 점유율이 상승했다.

또 제조업 부문에서 차세대 신산업으로 화장품과 의약 분야가 부상하고 있음에도 아직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86%와 0.55%에 그쳐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미약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서비스산업에서는 게임이 한류 콘텐츠 산업의 선도업종으로 육성되고 있지만 매출액 기준 세계 10위권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의 국내 생산액이 2012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해외법인 매출액도 2014년 이후 감소하는 등 우리 제조업은 중장기적인 쇠락 추세에 진입한 상태다”며 “특히 제조업의 역동성과 신진대사가 저조하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