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트렌드] 일본서 ‘한국산 들기름’ 집중 조명
[농업+트렌드] 일본서 ‘한국산 들기름’ 집중 조명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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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인기 건강의학 프로그램에 효능 소개
평소보다 주문량 급증…인지도 지속 상승
시장안착 위해 현지 취향 상품·패키지 다변화
소비 많은 중장년층 겨냥 고급 마케팅 필요
일본 현지 슈퍼마켓 내에서 주문쇄도로 들기름 제품 출하 지연을 알리는 공지.(사진=aT)
일본 현지 슈퍼마켓 내에서 주문쇄도로 들기름 제품 출하 지연을 알리는 공지.(사진=aT)

일본에서 ‘한국산 들기름’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언론을 통해 고혈압 등 성인병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 다만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지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과 패키지 개발, 섭취법 제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건강의학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명의의 THE 보증(名医のTHE太鼓判)’을 통해 들기름 효능이 방송됐다. 고혈압 증상이 있는 출연진이 직접 일주일간 들기름을 섭취하며 효능을 검증했는데 혈압이 안정되고 혈관개선에도 효과를 보이는 등 눈에 띄는 결과를 나타냈다.

또 들기름은 체내에서 생성이 힘든 영양소인 ‘α-리놀렌산(알파리놀렌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리놀렌산은 몸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으로 혈액순환을 도와 고혈압 개선과 콜레스테롤 제거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또 들기름은 꾸준히 섭취할 경우 치매 방지와 두뇌 발달은 물론 빈혈 증상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 방송 이후 들기름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들기름을 수입·판매하는 업체도 평소보다 주문량이 2~3배 확대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T 도쿄지사 관계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들기름은 거의 인지도가 없고 자체 생산도 전무했다”면서 “건강에 관심 많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유망상품으로 들기름을 선정해 2008년 본격 진출했고, 이후 현지 건강프로그램에 ‘건강한 기름’으로 몇 차례 노출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해외식품박람회에서 한국산 들기름을 시식하는 현장 참관객. (사진=aT)
해외식품박람회에서 한국산 들기름을 시식하는 현장 참관객. (사진=aT)

들기름의 대일본 수출은 초기인 2011년만 해도 2만7000여달러에 불과했으나 현지 홍보 판촉과 방송보도가 집중됐던 2015년에는 1231만달러로 무려 5년 만에 600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191만달러로 다시 줄었다.

이에 대해 수출업계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는 한창 들기름 붐이 있을 때 방송 효과에만 안주해 현지 취향에 맞는 상품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며 “일본에서도 들기름 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하고 값싼 중국산 등 수입산이 들어오면서 독점이 아닌 경쟁 체제로 바뀐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상품 다변화의 경우 우리는 보통 병입된 오일류 위주로 판매되고 있지만 일본산은 들기름뿐만 아니라 들깨차와 밥에 뿌려 먹는 후리카케, 들깨소스 등 다양하다. 또 일본식품 특성상 제품에 섭취법을 상세히 표기해 소비자 이해를 돕고 있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일본 식품 트렌드를 반영해 샐러드에 뿌려먹는 드레싱 등 신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발굴하고, 병입 위주의 패키지에서 벗어나 휴대하기 편한 스틱·파우치 등으로 차별화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주 소비층은 충분한 구매력이 있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며 “이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원료·패키지의 고급화, 고가의 선물용을 위한 한정판 제작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aT 도쿄지사 관계자는 “들기름은 빛과 열에 약하기 때문에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중 보틀이나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용기 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꾸준한 구매와 섭취가 이어지도록 포장에 다양한 섭취법을 제안하고, 철저한 관리를 통한 품질유지 또한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