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이 줄고 있다”…양봉농가 소득 1/10 ‘급감’
“꿀이 줄고 있다”…양봉농가 소득 1/10 ‘급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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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병충해 피해…꿀벌 생육환경 악화
천연꿀 2만1414t→지난해 5395t 75% 감소
지난해 농가 순소득 연간 208만원 ‘경영위기’
서울 광진구 도시양봉장에서 관계자들이 꿀을 뜨기 위해 벌통에서 벌집을 꺼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진구 도시양봉장에서 관계자들이 꿀을 뜨기 위해 벌통에서 벌집을 꺼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생산되는 벌꿀 생산량이 이상기후에 따른 꿀벌의 생육환경 악화와 병충해 피해 등으로 5년 만에 60% 이상 급감했다. 더욱이 양봉농가 소득은 같은 기간 10/1 수준으로 크게 줄면서 경영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양봉업계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내 벌꿀 생산량은 2014년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벌꿀 생산량은 크게 천연꿀과 사양꿀로 구분한다. 천연꿀은 꽃이나 수액 등 자연에서 얻고, 사양꿀은 꿀벌이 설탕을 먹고 생산한 것이다.

이중 심각한 것은 천연꿀이다. 5년 전인 2014년 2만1414t에서 지난해 5395t으로 무려 74.8%가 감소했다. 천연 꿀이 차지하는 전체 생산비중 역시 87.0%에서 55.7%로 30%포인트 이상 줄었다. 사양꿀 생산량이 같은 기간 3200t에서 4290t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국내 전체 꿀 생산량은 결과적으로 2만4614t에서 5년 만에 9685t으로 60% 이상 급격히 감소했다.

천연 꿀 생산이 타격을 받게 된 배경은 최근 들어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밀원수(꿀벌이 꽃꿀을 찾아 날아드는 나무 또는 식물)가 줄다보니 꿀벌이 살아갈 수 있는 생육환경이 나빠지고, 병충해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생산성이 악화된 탓이 크다.

한국양봉농협 관계자는 “특히 작년에 잦은 강우와 저온현상이 이어진 가운데 꿀벌 바이러스 질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선녀벌레 등 병충해 피해로 밀원수인 아까시나무 생육 악화와 꿀벌의 대량 폐사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양봉농가 소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최근 5년간(2014~2018)의 조수입(경영결과로 얻은 총수입)에서 생산비를 제외한 농가 순소득을 살펴보면 2014년 2591만원에서 2017년 2692만원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208만원(추정치)에 불과했다. 5년 만에 1/10의 수준으로 줄면서 양봉농가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양봉농협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꿀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고, 특성상 이동양봉을 하는 농가의 경우 교통비와 함께 인건비·사료비용 등 생산비용은 증가해 농가소득 감소 폭이 무척 컸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산림청이 밀원 확보를 위해 전국 5개 권역에 연간 150헥타르(ha) 규모의 밀원수림을 조성하고, 농촌진흥청이 질병 저항성에 강한 신품종 꿀벌 품종 보급에 나서는 등 정부가 양봉산업 육성에 노력하고 있지만 다소 역부족인 상황이다.

농경연의 이정민 연구원은 “이상기후 발생에 따른 양봉농가 소득감소에 대한 정부 지원책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양봉농가 소득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양봉산업은 단순히 벌꿀을 통해 얻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보전·농산물 생산 등에 도움을 주는 화분매개로 더욱 큰 공익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미국·호주 등 양봉 선진국은 화분매개 기능에 주목해 현재 벌꿀보다 화분매개로 얻는 수익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 농무부(USDA)는 화분매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가치를 150억달러(한화 약 15조8000억원)로 추정한 바 있다. 

한편 국회에서도 양봉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양봉농가의 소득안정과 꿀벌의 공익적 가치 육성 차원을 위한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돼 이달 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통과됐으며,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절차가 남은 상황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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