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63)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일 열리는 KFA 51대 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1992년 이사로 축구협회와 인연을 맺은 조 부회장은 이후 1998프랑스월드컵 대표팀 단장과 전무, 기술위원장, 유소년분과위원장을 거쳐 현재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몽준 회장(58)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 부회장은 현재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부회장은 “역대 회장님들이 너무 훌륭한 분들이어서 ‘나 같은 사람이 해도 되나'하는 고민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지난 가을부터 축구인들이 해야 한다는 여론에 나는 이회택 부회장을 추천했지만, 이 부회장이 행정 경험이 있는 나를 추천해 피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회장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피할 수 있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자리인 것 같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조 부회장은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오랜 기간 축구협회에 몸담으며 문제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조 부회장은 △한국축구 통합 및 협회 체질 개편 △시도협회 행정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 △초·중·고 주말리그제 정착 △협력강화를 통한 산하연맹 활성화 △국가대표축구와 유소년축구 균형성장 △우수지도자 교육 및 양성 시스템 강화 △심판 자질향상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한 교육과 제도 개편 △협회 예산구조 안정 및 효율화를 위한 적극 마케팅 △한국축구 국제위상 강화 △축구인 복지 등 사회공헌 확대 등을 내세웠다.
조 부회장은 축구인들 사이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축구인들의 통합'에 대해서 빠른 해결을 약속했다.
“그동안 축구협회와 바깥에 계신 분들 사이에 균열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조 부회장은 “먼저 인적 통합이 우선이고 그 다음 정책적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비판에 대해 포용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부터 정부와 축구협회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초·중·고 주말 리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 부회장은 “차기 집행부가 내실을 기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주말 리그제 정착"이라고 말한 뒤, “현재 1000개가 넘는 신청팀 중 750~800개 팀으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약 6500~ 7000경기를 해야 하는데 지역적 특성에 맞게 리그를 짜면 경기에 큰 문제는 없다.
30일 공청회를 통해 일선 지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일선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초·중·고 70%에 가까운 지도자들은 일용직의 불안한 신분으로 유망주들을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관계 기관을 다니며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힌 조 부회장은 “지난주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초등학교 지도자만이라도 정부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50억원 정도의 예산을 세워보겠다는 답변을 듣고 왔다"며 조만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리그 승강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와 N-리그간의 승강제를 추진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조 부회장은 ““승강제 실패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N-리그 자체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 팀이 강등됐을 때에도 입장료를 받지 않고 경기를 한다면 해체를 하라는 이야기와 같다.
올해부터라도 얼마만큼의 입장료를 받아야 한다"고 N-리그의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조 부회장은 지난 12일 또 다른 후보인 허승표 축구연구소 이사장(63)이 말한 공개토론회 개최 제의를 사실상 거절했다.
그는 “우리 속담에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는 말이 있다.
공개토론도 좋지만 그런 자리로 인해 상처를 입고 줄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회장을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의 이런 모습이 후배들과 팬들의 눈에는 좋게 비춰지지 않을 것 같다"며 거부의 뜻을 보였다.
끝으로 그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 판도를 묻는 질문에 “섣불리 전망하기는 곤란한 문제"라면서 “많은 대의원들이 축구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