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3.1만세운동 100주년 '구미 시민문화축제’로 승화
구미시, 3.1만세운동 100주년 '구미 시민문화축제’로 승화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9.04.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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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김점묵 학술대회. (사진=구미시)
해산김점묵 학술대회. (사진=구미시)

경북 구미시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시민문화축제'를 통해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항일·만세운동의 본고장인 구미를 널리 알리는 3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11일 시에 따르면 지난 2월22일 학술대회로 시작된 이번 시민문화축제는 '임은동 4.8독립만세운동'을 끝으로 의미 있는 문화축제를 성료했다.

 시민문화축제 문을 연 학술대회는 지난 2월22일 왕산 허위선생기념관에서 3·1운동과 해산 김정묵 선생의 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산선생의 탄생 130주년을 기념한 학술대회는 김교홍 왕산 허위선생기념관장, 조규태 한국민족운동사학회장, 김태근 구미시의회 의장, 노승하 구미교육장, 시·도의원, 학회관계자,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 ‘해산 선생과 그 집안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해산선생은 도량동 출생으로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후 의정원 의원에 위촉돼 심산 김창숙 선생 등과 함께 경상도 의원으로 선출됐고, 1963년 대통령 표창,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상했다.

또한 혜산선생의 동생 김성묵, 김사묵, 아들 김교삼, 김대륙, 조카 김교붕 선생 등이 그의 유지를 이어 의열단 활동에 참가하는 등 온 가족이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이어 3월1일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왕산기념관에는 왕산 허위선생기념식, 금오산에는 박희광 선생, 비봉산에는 선산공적비 13위 독립유공자를 기렸고, 동락공원 기림터에는 조선은행 대구지점을 폭파한 장진홍 의사를, 해평 산양리에는 독립유공자 최재화 목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지역 애국지사에 대한 예를 표했다.

이 외에도 태극기달기 캠페인, 단축마라톤 대회, 선산중고 기별 친선 체육대회, 해평 산양리 3.1절 만세삼창행사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애국지사들의 희생과 3.1 운동의 정신을 재조명했다.

김희곤 관장 특강. (사진=구미시)
김희곤 관장 특강. (사진=구미시)

3월 4일에는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김희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의 시민 특별강연이 열렸다.

‘경북의 독립운동과 구미’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김희곤 관장은 “경북지역의 독립운동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한 투쟁성을 보였다”고 설명하며 만주지역 독립군 기지 건설의 주역 중 한흥동 건설에 기여한 구미지역 출신 독립 운동가를 소개했다.

왕산 선생 집안의 허겸, 허필, 허형, 허형식 선생을 비롯 김정묵, 박희광 선생 등 구미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를 소개한 김희곤 관장은 특히 왕산의 종질인 허형식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독립 연극 '그 날'. (사진=구미시)
독립 연극 '그 날'. (사진=구미시)

또 9일에는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인 독립 연극 ‘그 날’은 어느 지역보다 격렬했던 구미 독립운동에 대한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독립 연극 ‘그 날’의 주인공 장진홍 의사는 칠곡군 인동면 문림리(현, 구미 옥계동) 출신으로 무장독립운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장진홍 의사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한인 청년들을 규합해 군사훈련을 펼쳤고, 중국 베이징에서 폭탄 제조법을 배워 국내에 잠입해 영천에서 폭탄을 제조, 조선은행 대구지점을 폭파했다.

결국 체포돼 옥중 투쟁하던 장진홍 의사는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독립만세 삼창을 외치며 끝내 감옥에서 자결, 순국했다.

인동31 문화제 횃불 퍼포먼스. (사진=구미시)
인동31 문화제 횃불 퍼포먼스. (사진=구미시)

3월 12일에 열린 ‘인동 3·1문화제’는 1919년 3월12일 인동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만세운동을 기념, 기미년 자주독립을 위해 싸웠던 순국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연례적으로 열리고 있다.

한 고교생으로부터 시작된 인동만세운동은 당시 계성학교 학생이던 이영식(대구대 설립자) 투사가 고향인 인동면 진평동(현 구미시 진미동)에 내려와 14일까지 진평동 뒷산에서 주민 300여 명과 함게 일으킨 만세운동이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인동 3·1문화제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접목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지난 8일에는 왕산기념관 및 기념공원 등에서 시민, 학생, 독립유공 유족, 풍물단 등 시민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100년 전 임은동 4.8독립만세운동의 호소짙은 함성을 그대로 재현했다.

한두레마당예술단의 길놀이, 새마을여성합창단의 독립군가 합창, 순국선열의 혼을 담은 무용, 구미시의 새로운 도약을 의미하는 대북울림 등 분위기를 돋우는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독립선언서 릴레이 낭독과 만세삼창 후 왕산기념관에서 기념공원을 잇는 900m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거리행진에서 임은동 출신 독립투사 왕산 허위선생의 서울진공작전과 이와 대치한 일본군의 퍼포먼스, 100인의 시민풍물이 의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했고, 행렬이 도착한 기념공원에서도 순국선열을 기리는 학생 음악공연, 시 낭송 등으로 호국영령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민족의식을 가슴속 깊이 새겼다.

이처럼 구미시는 100년 전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와 맞서 만세운동을 전개한 항일·만세운동의 본고장이다.

1919년 3월12일과 14일 인동(진평동), 4월3일 해평, 4월8일 임은동, 4월12일 선산장터 등 지역 곳곳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이 투옥됐다.

구미 임은동의 왕산가는 13도 창의군 총대장 의병장 왕산 허위선생을 비롯 허형식, 허학 등 14명이 독립 유공자 서훈을 받은 구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가문으로 안중근, 석주 이상룡, 우당 이회영과 더불어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독립운동 가문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이번 문화행사를 통해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목숨 걸고 외쳤던 만세의 의미를 되새기고 희망찬 새 출발을 다짐하는 화합의 장이 마련됐다”면서 “민족에게 희망의 등불이 돼 힘과 용기를 주었고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 된 구미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항일정신을 이어받아 희망과 도전의 미래 100년, 본격적인 구미의 시대를 새롭게 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구미/이승호 기자

lsh603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