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과 스몰딜 사이… 비핵화 협상 동력 유지해 최종목표 이르게
'한미공조 엇박자' 논란 잠재울까… 트럼프 대북정책 지지도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원포인트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1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굿 이너프 딜' 제안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출국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했다.
같은날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공군기지에 도착하는 문 대통령은 백악관 영빈관에서 1박을 한 뒤 11일 정오쯤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양국 정상 내외간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 양국 핵심 참모가 배석하는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대화 재개 의지와 함께 '톱다운 방식'의 해법에 대한 한미 간 공감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된다면 북미 정상이 마주 앉을 분위기가 다시 조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건은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는 미국과 단계적 접근법을 주장하는 북한의 견해차를 어떻게 좁히느냐다.
이미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현격한 입창차이가 확인된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다른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게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을 골자로 한 이른바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거래)'라는 절충안이다.
교착 상태의 장기화를 막는 동시에 '굿 이너프 딜'로 비핵화 협상 동력을 유지해 '빅딜'에 이르는 카드를 꺼낸다는 것이다.
미국의 '빅딜'과 단계적 보상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스몰딜' 사이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북한이 포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도록 견인해내고, 그 바탕 위에 '스몰딜'을 '굿 이너프 딜'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도 있다.
북한과의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하고 있지만, 그 방법론에 대해 한미 간 간극을 좁히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굿 이너프 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이번 회담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정상회담을 전망하면서 "만약 문 대통령이 핵 외교의 다음 단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얻지 못한다면 김 위원장에 대한 견인력을 잃을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한미공조 엇박자'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의 연장선에서 그동안 대북제재와 관련한 미국의 원칙론적 입장이 계속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낼지도 주목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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