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감성 입고 고급화…막걸리시장 ‘훈풍’ 분다
청춘 감성 입고 고급화…막걸리시장 ‘훈풍’ 분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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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 문화 확산…도수 낮고 달콤한 막걸리 소비 확대
2016년까지 3000억원대→지난해 4200억원대 ‘성장’
이마트 올 1분기 매출 24.6%↑…전체 주류 중 최고치
제품 다변화·SNS 홍보 강화 ‘2030 세대’ 공략 주효
2030 세대를 겨냥한 제품 출시와 고급화 마케팅으로 막걸리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관련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막걸리는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 (사진=이마트)
2030 세대를 겨냥한 제품 출시와 고급화 마케팅으로 막걸리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관련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막걸리는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 (사진=이마트)

‘1000원짜리 아재 술’로 인식됐던 막걸리가 젊은 감성을 입고 고급화 마케팅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동안 정체됐던 매출도 최근 들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막걸리의 봄’이 다시 찾아온 것일까.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집에서 가볍게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알코올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고 맛이 달콤한 막걸리 소비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 FIS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6년까지 소매점 기준 막걸리 매출은 3000억원대에 정체됐으나 2017년 3560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3087억원으로 전년 동기 2675억원 대비 15.4% 상승했다. 업계는 4분기까지 포함한 지난해 매출을 42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막걸리 소비가 확산된 배경에는 최대 업체인 서울장수를 비롯해 국순당·지평주조 등 막걸리업계가 소비층 확대를 위해 2030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신제품 출시와 디자인 개선, 가격 다변화 등의 마케팅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장수막걸리’로 관련시장을 오랫동안 주도하고 있는 서울장수의 경우 22년 만에 지난해 10월 신제품 ‘인생막걸리’를 내놓았는데 기존 제품보다 풍미가 부드럽고 알코올 도수도 5%로 낮췄다. 젊은 층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색감과 라벨링의 디자인도 개선했다.

국순당 역시 지난해 5월 톡 쏘는 신맛과 함께 1000억마리 유산균을 담은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출시하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3배 정도 비싼 3000원대로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독특한 맛과 고급 마케팅에 힘입어 월평균 10만병 정도 판매될 만큼 반응이 좋다.

지역 막걸리 정도로만 인식됐던 지평주조는 최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젊은 층을 겨냥한 감각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매출이 2014년 28억원에서 지난해 166억원으로 5년 만에 6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이외에도 젊은 층이 선호하는 달콤함을 강조한 강석필주가의 ‘꿀막걸리’, 감미료 없이 오로지 물과 쌀, 누룩 등 기본원료로만 사용해 막걸리 본연의 맛을 내세운 1만원 중반대의 프리미엄 제품 ‘해남 해창막걸리’ 등이 꾸준히 출시되며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막걸리 시장에서의 ‘훈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1분기 막걸리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24.6% 신장했다. 이는 전체 주류 품목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지난해의 경우 16.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이마트 막걸리 구매자 중 2030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5%에서 지난해 29%로 증가했고, 1만원 이상 고가 막걸리 상품 수도 같은 기간 1종에서 3종으로 늘었다. 3000원대 이상 막걸리의 올 1분기 매출 신장률은 269.5%에 이르렀다.  

신근중 이마트 주류팀장은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젊은 감성의 신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한편 프리미엄 막걸리의 대중화에 적극 나서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막걸리가 올 한해에 고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올해 주류업계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전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