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 해부3] 최태원 중심 SK, 계열사 '딥 체인지' 집중
[신아-50대기업 해부3] 최태원 중심 SK, 계열사 '딥 체인지' 집중
  • 나원재 기자
  • 승인 2019.04.0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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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오너십 바탕 안정적인 지배구조 완성…일부 사업 계열분리 관측도
주요 계열사 역량 강화 위해 고군분투…대규모 투자로 경쟁우위 확보 사활
SK 서린빌딩. (사진=신아일보)
SK 서린빌딩. (사진=신아일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자산 119조원에 재계 3위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딥 체인지(근원적인 변화)’가 한창이다. 최 회장은 지주사인 SK를 중심으로 강력한 오너십을 발휘하면서 주요 계열사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K그룹은 현재 종합 에너지와 이동통신, 화학·유통, 에너지 소재사업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사업을 전문화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더하고 있다. 다만, 일부 사업은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운·증권 정리하고 화학·통신·유통·반도체 중심 재편

SK그룹은 지주사인 SK주식회사를 정점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최태원 회장은 SK주식회사 지분 18.44%(이하 2018년 12월 기준)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오른 가운데, 동생 최재원 SK주식회사 수석부회장과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각각 2.36%, 7.2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국민연금공단은 SK주식회사에 대해 지분 8.34%를 보유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SK주식회사는 지주사 체제에서 현재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지분 33.4%를 가지고 있고, SK텔레콤(26.8%), SK이엔에스(90.0%), SKC(41.0%), SK네트웍스(39.1%), SK건설(44.5%) 등의 최대주주다.

올해 제약·바이오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최대어로 떠오른 SK바이오팜을 상장시켜 신약개발 시장에서 생태계 확장을 노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외 SK그룹은 SK해운과 SK증권 주식을 지난해 각각 한앤컴퍼니와 J&W에 매각해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바이오 에너지사업과 헬스케어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SK그룹 중간 지수사격인 SK디스커버리의 경우, 계열사를 분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최신원 SK네트웍스의 회장의 친동생으로, 현재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40.18%)에 올라있다.

SK디스커버리는 계열사로 SK가스와 SK케미칼 등을 보유하면서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 부회장이 연결회사인 SK디앤디 지분을 약 1800억원에 매각하면서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SK디스커버리는 현재 SK케미칼에 대해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면서 지주사가 됐지만, SK건설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현행법상 지주사는 자회사 외 계열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건설은 SK주식회사가 44.5%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SK디스커버리가 28.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두 지주사 중 한 곳은 SK건설 지분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

SK그룹은 지주사인 SK주식회사를 정점으로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완성했다. (위 지분구조는 기사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공정위)
SK그룹은 지주사인 SK주식회사를 정점으로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완성했다. (위 지분구조는 기사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공정위)

이러한 가운데, SK케미칼은 현재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제조 레시피에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이유로 현재 SK케미칼의 윗선을 겨냥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다.

◇3세대 전기차 시장 선점…5G·반도체 생태계 확장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네트웍스가 떠오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자산 36조원에 매출 54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1175억원을 기록했다.

또 SK텔레콤은 같은 기간 연결기준 자산 42조3700억원, 매출 16조2739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벌어들였고, SK네트웍스는 연결기준 자산 7조7690억원, 매출 13조9864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3세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 톈치(天齊)리튬의 자회사 톈치리튬퀴나나(TLK)는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과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장기공급 계역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오는 7월1일부터 2024년까지 톈치리튬이 호주 퀴나나 지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중 20~25%를 공급받는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약 5년6개월간 최대 5만톤(t)의 수산화리튬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함께 TLK와 앞으로 2년간 배터리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톈치리튬은 세계 3위 리튬 생산업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와 가상·증강(VR·AR)현실 관련 콘텐츠 등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눈여겨볼 대목은 SK텔레콤이 5G로 폭발적인 생태계 확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이(e)스포츠’ 시장을 정조준 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세계적인 미디어회사 ‘컴캐스트’와 e스포츠, 게임사업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SK텔레콤은 게임단 ‘T1’을 글로벌 e스포츠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게임 스트리밍 사업과 콘텐츠 공동 제작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e스포츠팀’을 운영한다.

SK텔레콤은 e스포츠 주 소비층인 10~30대를 대상으로 특화 신규 사업 등을 벌이면서 현재 3조원대 시장인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카드를 꺼낸 셈이다.

SK텔레콤은 또 지주사 직속 계열사인 SK인포섹을 인수해 보안사업의 시너지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자회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태광그룹 케이블TV 사업 계열사인 ‘티브로드’를 합병하고 미디어 생태계도 확장한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경쟁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그룹은 SK하이닉스에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시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2022년 이후 4개의 팹(FAB)을 건설하면서 국내외 50개 이상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와도 협력한다.

SK네트웍스도 올해 육성사업에 속도를 내고 기존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한다.

SK네트웍스는 석유제품 중심의 에너지와 휴대전화 중심 정보통신 유통사업, 자원개발, 렌터카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CEO 책임경영 확대로 ‘딥 체인지’ 가속화

최태원 회장의 책임경영은 그룹의 ‘딥 체인지’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주사 이사회 의장직에서 내려와 그룹 경영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의 이번 결정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동일인으로 하는 대다수 기업 대비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이사회가 경영진을 독립적인 입장에서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태원 SK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 회장. (사진=SK그룹)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SK하이닉스 등도 최 회장의 이번 결정을 좇아 이사회를 분리했다.

최 회장은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로 출장을 떠나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혁신하는 게 ‘딥 체인지’라고 정의했다. 그는 또 ‘딥 체인지’에 대해 방법론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딥 체인지’를 향한 고민이 그룹 전반에 어떻게 녹아들 것인지가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다음 편에서 LG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살펴볼 예정이다.)

nw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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