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보고서 제출 하루 전 '장외 여론전' 치열
서울 자사고 보고서 제출 하루 전 '장외 여론전' 치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4.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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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사걱세 등 '평가거부' 규탄…"'특권학교' 폐지해야"
자사고 학부모, 광화문 침묵 행진…"공교육 다양성 지켜야"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자사고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 폐지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자사고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 폐지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자율형사립고의 재지정 평가(운영성과평가)  자체보고서 제출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장외 여론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들이 4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 연기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오후 2시 기준 2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경찰 추산은 1000여명이다. 집회현장에는 자사고 교장들도 일부 참석했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이날 집회에서 "교육청이 자사고와 협의도 없이 예측불가능한 평가지표를 만들어 제시했다"면서 "이번 운영평가는 (자사고들을) 탈락시키기 위한 위장평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가 가장 바쁠 때인 학기 초에 교육청은 운영평가와 (일부 자사고)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교육청이 학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학교가 교육에 전념하지 못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갑질'을 멈춰야 한다"면서 "진정한 학교평가는 학생·학부모가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운영평가 연기 △평가지표 전면 수정 △평가위원에 자사고 추천 인사 포함 △평가 관련 회의록 전면 공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면담 등을 요구했다.

자학연은 항의의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자사고 말살정책 교육부는 각성하라', '내로남불 교육정책 아이들이 무너진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뒤에는 서울시교육청 방향으로 '침묵 행진'도 벌였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지정 평가를 거부하고 있는 자율형사립고를 규탄하고 '자사고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지정 평가를 거부하고 있는 자율형사립고를 규탄하고 '자사고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등이 소속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운영평가를 거부하는 자사고들을 규탄하고 '특권학교'인 자사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단체들은 "평가에 합격할 자신이 없으니 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자사고들은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 도입을 거부하고 개학을 연기했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와 다를 바 없다"면서 "자사고들의 주장은 지금까지 누린 특권을 계속 보장해달라는 생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에 정해진 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자사고가 '공적통제' 밖에서 유지돼왔음을 자인하는 행동"이라면서 "입시학원으로 전락한 특권학교인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단체들은 끝까지 평가를 거부하는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할 것과 조속한 자사고 폐지를 당국에 요구했다.

서울 자사고들은 평가지표가 자사고에 불리하게 구성됐고 뒤늦게 일방적으로 통보됐다며 운영평가를 거부하고 있다. '재지정 기준점'이 70점으로 2015년 60점보다 상향된 점도 문제 삼는다.

서울시교육청이 평가 기초자료 격인 자체평가보고서를 지난달 29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으나, 올해 평가대상 자사고 13곳 모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교육청은 보고서 제출기한을 5일로 미루고 자사고들을 설득하고 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