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첫 5G 상용화…기대 반 우려 반
한국, 세계 첫 5G 상용화…기대 반 우려 반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4.0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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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이통3사, 버라이즌 5G 조기상용화 소식에 심야 개통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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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3사가 일부 이용자들만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시키면서 ‘5G 세계최초’ 타이틀을 따낸 가운데, 일각에선 편법으로 얻은 ‘세계최초’ 타이틀이라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다만 업계에선 5G 시대에 ‘세계최초’ 타이틀은 산업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반박도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전일(3일) 5G 서비스 1호 가입자를 전산망에 등록했다. 당초 5일 상용화와 함께 ‘세계최초 5G 서비스’ 선언을 계획했지만, 이틀 앞 당겨진 것이다. 

각사별 1호 가입자는 기존부터 계획했던 국내외 유명인사, 직원가족 등으로만 구성됐다. 다만 일반인을 상대로 한 5G 가입신청은 오는 5일부터 개시한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5G 조기 상용화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 하에 이통사들이 동참해 완성했다. 다만, 정부가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의 5G 상용화 일정소식을 입수한 뒤 국내 이통사들과 ‘5G 최초 타이틀’을 위해 기습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버라이즌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5G 1호 가입자를 받은 지 2시간 만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4일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최강국임을 다시 입증했다”며 “세계 최고의 5G강국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세계최초 타이틀’에 너무 집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신사 전산개통 마감시간을 훌쩍 넘긴 시점에 편법으로 1호 가입자를 받을 만큼 가치가 있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통신사들의 전산개통 마감시간은 저녁 9시 이전이다.

특히 통신사업은 국가기간망인 만큼 ‘세계최초’를 내세워봐야 해외 진출에 한계가 있다. 타이틀보다 규제완화와 생태계 조성 등으로 경쟁력 있는 사업 육성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제 CDMA, LTE 등 과거에도 우리나라는 통신강국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넷플릭스,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이 해외에서 등장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규제 등으로 성장하기 힘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이통사들의 실적을 살펴봐도 해외 매출비중은 1.2%(SKT, 2018년도 기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5G 시대엔 다를 수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5G 시대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가능한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의 후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내 이통사들은 5G 상용화와 함께 관련산업의 육성에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8일 글로벌 ICT 유니콘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한 바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중소업체들의 5G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5G 이노베이션 랩을 개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는 LTE나 WCDMA와 달리 국제규격이 정해져있다”며 “운영능력만 입증되면 기술수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엔 모바일 가입자 기준이었다면 5G 부터는 스마트팩토리, IoT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가능하다”며 “세계최초 5G 타이틀 획득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IT 강국으로 앞서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