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갈등 재점화…실적 개선 악재
한국GM 노사갈등 재점화…실적 개선 악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4.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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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례 단체협약 교섭에도 합의 못 이뤄…노조, 중노위 쟁의조정 신청
“상황에 맞게끔 파업 전개해 나갈 것”…실적 개선·향후 계획 무산 전망도
한국GM 군산공장 간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GM 군산공장 간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초 해소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GM의 노사갈등이 연구·개발(R&D)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두고 재점화 되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회사 실적 개선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GM 노동조합은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신청일 기준으로 10일 동안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행정지도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다. 이럴 경우 노조는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동시에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가 쟁의조정 신청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나서는 이유는 사측과 단체협약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쟁의조정신청 전날인 지난 2일까지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단체협약과 관련해 8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사측이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근로조건 저하와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는 요구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초 신설법인 설립 이전에 약속했던 단체협약 승계를 파기했다며 사측에 진정성 있는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생산직 근무자를 중심으로 한 노조의 단체협약 요구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는 대부분 연구원이 근무해 노조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는 한국GM 전체 직원 1만3000여명 가운데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부문 인력 3000여명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신설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미국 본사로부터 배정을 확정 받은 차세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등 두 차종에 대한 연구·개발을 주도할 계획으로 세워졌다.

앞으로 노사가 단체교섭과 관련해 평행선을 달린다면 파업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기존 단체협약 133개 조항 중 70개를 무효화 시키는 안을 제시했다”며 “절차를 밟아 조합원 여론을 모아가며 상황에 맞게끔 (파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 방침은 최근 실적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한국GM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지난달 한 달 간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한 총 6420대를 판매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전년 동월 대비 내수 판매가 증가한 기록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었다. 특히 전월 대비 2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올해 안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차세대 신차 개발이 예정돼 있다. 부평1공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차세대 준중형 SUV의 시범 생산이 시작된다.

전문가는 실적 개선과 계획이 노조의 파업으로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GM의 노사분규가 계속 일어난다면 국내에서 심각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노사 분규는 항상 위험성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 실적 개선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제일 좋은 건 한국GM이 노사안정을 바탕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차량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같은 일각의 우려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잘되길 바라는 건 다 똑같은 마음이고 실적이 나아지길 항상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단체협약을 포기하면서까지 감내할 수 없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