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채권단, 우량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 요구 나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우량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 요구 나서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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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신뢰 회복 가능하다 판단되면 경영개선약정 연장 계획
채권단 승인돼야 MOU 다시 맺고 자율협약·워크아웃도 피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1년 기한으로 체결한 경영개선약정(MOU) 만기가 이번주로 다가온 가운데, 채권단은 우량자산 매각과 시장차입 상환계획을 요구하고 나설 전망이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사측에 이러한 방안이 담긴 자구계획을 정했다. 자구계획에는 항공운송 등 주요 사업에 필요하지 않은 우량 자산을 매각하는 등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노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어떻게 벌어서 갚아나갈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라는 게 골자다.

채권단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이번 주 중 1년 만기의 MOU를 연장할 계획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1년 기한으로 산은 등 채권단과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9일 65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계획했지만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계획이 무산됐다.

우선 우량자산 매각 대상에는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 등의 지분과 골프장, 아시아나타운 등 부동산이 있다.

일각에서는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장·단기차입금 상환 확보를 위해 이들 자산에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설정한 담보권 중 일부를 풀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권단은 항공기 82대와 엔진 30대 등을 빌리는 운용리스료 충당과 관련해 충분한 현금 확보를 필수로 보고 있다. 이들 기체, 장비 등의 운용리스료는 최소 3조원으로 추산되며 비용 충당에는 해외 금융기관이 연계돼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금융권 보다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져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400억원이다. 이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이다. 차입금은 금융리스 부채가 41%, ABS가 36% 비중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융기관 차입금은 약 14%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함께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계획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만료 예정인 MOU는 자구계획에 대한 채권단의 승인이 있어야 다시 MOU를 맺고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국적항공사이자 기간산업인 점을 고려해 불리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한다.

허희영 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국가적으로 공공성이 강한 큰 기업을 파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며 “이번에 너무 가혹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 용퇴를 결정했다. 박 회장은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