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벼 생산비 계속 오르지만…농가 수익은 ‘뒷걸음’
논벼 생산비 계속 오르지만…농가 수익은 ‘뒷걸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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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산 논벼(쌀) 생산비조사 결과’
지난해 10아르당 79만6415원…전년比 15.2%↑
10년 전보다 17만원 이상 올라 ‘농가 부담’
순수익률 2009년 33.8%→지난해 32.4% ‘후퇴’
 

지난해 논벼 생산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해 10아르(a)당 8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농가가 얻는 순수익은 쌀값 회복으로 전년보다 오르긴 했으나 생산비용의 절반도 안 되는 30만원 후반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산비·경영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률은 10년 전보다 더 줄어들었다. 

31일 통계청의 ‘2018년산 논벼(쌀) 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a(1000㎡)당 논벼 생산비는 79만6415원으로 지난해 69만1374원보다 10만5041원이 늘어났다. 증가폭은 15.2%로 최근 5년간의 증감률 중에서 가장 큰 수치다.

이처럼 논벼 생산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한 주 이유에 대해 임철규 통계청 사회통계국 농어업동향과장은 “노동비와 토지용역비 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논벼 생산에 투입된 노동비는 20만3223원으로 전년의 16만7910원보다 21.0% 증가했고, 토지용역비는 26만6026원으로 전년 23만5411원에서 13.0% 늘었다”고 설명했다. 

논벼 생산비 증가와 함께 쌀 생산량은 낟알형성시기의 잦은 폭염과 강수에 쌀이 여무는 등숙기 일조시간이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3% 정도 줄었다. 그러다보니 20㎏당 쌀 생산비용은 2만9347원으로 전년인 2017년 2만5322원과 비교해 15.9% 증가했다. 역시 최근 5년간 증감률 면에서 가장 높다.  

최근 10년간 논벼 생산비용은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했으나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다. 2018년 기준 10년 전인 2009년에 10a당 62만4970원에서 2014년 72만1478원으로 급격히 오르다 이후 2017년까지 산지 쌀값 하락에 따른 토지용역비 감소로 평균 68만5000원대 수준으로 잠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쌀값이 점차 회복하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토지용역비 증가로 생산비용이 80만원대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논벼 생산비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으나 농가가 직접적으로 얻는 수익은 기대만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a당 논벼 순수익은 38만1799원으로 전년인 28만3179원보다 34.8% 상승했다. 총수입은 지난해 117만8214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0.9% 올랐다. 이는 지난해 쌀 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된 영향이 크다.

그러나 생산비와 경영비 등을 제외한 총수입에서의 순수익률을 따졌을 경우 2017년 29.1%에서 지난해 32.4%로 3.3%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는 5년 전인 2013년 논벼 순수익률과 같은 수준이며 오히려 10년 전인 33.8%(31만9468원)보다 1.4% 하락했다. 

쉽게 얘기해 쌀농사를 지어 농가의 총수입과 수익이 올랐다고 했을지라도 그 이상으로 생산비와 경영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제 농가가 얻는 순수익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더 후퇴했다는 의미다. 

한편 통계청의 2018년산 논벼(쌀) 생산비조사 결과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 1980㎡이상 논벼를 재배하는 전국의 1024호 농가를 대상으로 경지면적·수확량 등 4개 기초항목과 종묘비·노동비를 비롯한 직접생산비, 토지용역비와 같은 간접생산비를 집계해 전국 평균생산비로 산출한 것이다. 

수확기까지의 생산비를 조사했기 때문에 순수익과 소득액은 수확 후 판매에 소요되는 유통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금액이며 총수입에 고정·변동직불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