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회담, 최고 화두는 ‘경제’
韓日정상회담, 최고 화두는 ‘경제’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1.12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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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협력 강화키로 합의…경제위기 공조 확인
수시로 만나 현안 협의 ‘셔틀 외교’ 복원 공식화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12일 아침 청와대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정상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한일정상회담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의 여섯번째 만남으로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경제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한·미·일정상회담, 같은 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정상회담,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중·일정상회담 때 조우한 바 있다.

단독회담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중·일정상회담 기간에 두 차례에 걸쳐 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향후 양국이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위해 △올바른 역사인식의 바탕 위에 서로 이익이 되는 협력관계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통해 서로 깊이 이해하는 관계 △국제무대에서 함께 협력하는 관계 등을 만들어 나가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또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부품소재산업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한국 진출이 확대되도록 함께 노력키로 했다.

더불어 ‘중소기업 CEO포럼' 개최 등 양국 중소기업간 교류와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최근 한일 통화교환협정 규모가 확대된 것과 관련, 양국 관계는 물론 역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협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 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경북 구미 등의 부품소재전용공단에 일본 기업이 진출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외에 양 정상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와 관련, 양측이 실무협의를 계속하되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을 도출키로 했다.

특히 국제금융위기 극복과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는데 G20금융정상회의가 오는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림에 따라 △금융시스템 개혁 △거시경제 정책 공조 △보호무역주의 대처 등에 있어서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동아시아 지역의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키 위해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 및 규모 확대 △독자적인 역내 감시기구 설립 등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아리랑 3호' 발사체 용역업체로 일본의 미츠비시 중공업이 선정된 것을 환영하면서, 한·일 원자력 협정 체결 교섭을 개시키로 합의했다.

양국간 ‘과학기술협력위원회' 활성화 등 우주·원자력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는데, 일본 재계, 학계,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여수박람회 유식자간담회'를 설립키로 했다.

양 정상은 양국간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관광취업사증제도, 이공계 학부 유학생 파견, 대학생 교류 등 젊은 세대간 교류사업 확대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양 정상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인내심을 갖고 공동노력키로 했다.

양 정상은 또 아프간 재건을 위한 공동협력 방안을 모색키로 하는 등 국제사회에도 함께 기여하는 한·일관계를 구축해 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한층 강화된 친밀감을 드러내는데에도 적잖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가장 많이 만난 정상이 아소 총리"라고 친밀감을 드러냈고, 아소 총리는 “이번 방문으로 셔틀정상외교가 정착됐다"고 자평하면서 “이 대통령과 협력해 올해를 일한관계 비약의 해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격의없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된 것은 상당한 진일보"라고 평가하면서 "어제 환영만찬에서 아소 총리가 '우리도 유럽의 영국, 프랑스, 독일처럼 수시로 만나 격의없이 대화하는 관계로 가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아소 총리가 '유럽 각국들이 수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것처럼 연내에 한중일 3국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해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하더라"며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관계를 만들자는데 양 정상이 거의 의견을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 과거사 문제가 공식 논의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라는게 (국익 차원에서) 유익하다 유익하지 않다를 떠나서 특별한 현안이 없는데 그 때마다 언급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며 "지난번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도 말했듯이 정말 불편한 일이 있다면 서로 진정성을 갖고 지혜를 모으면 해결 못 할 일도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