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레일, 전철 혼잡도 안내시스템 중단…"경제성 부족"
[단독] 코레일, 전철 혼잡도 안내시스템 중단…"경제성 부족"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3.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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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경인선 정식 운영 시 약 900억원 예산 필요
장비 갖춘 신형차량 도입 완료때까지 무기한 보류
경강선 이매역에 설치된 객차 혼잡도시스템.(사진=코레일)
경강선 이매역에 설치된 객차 혼잡도시스템.(사진=코레일)

코레일이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해 구축하려던 '객차 혼잡도 안내시스템' 도입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예산대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코레일은 기존 차량의 '세대교체'가 완료되는 시기 활용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동차 교체 내구연한 조항이 폐지된 후 안전진단만 받으면 차량의 영구적 운행이 가능해져, 객차 혼잡도 안내시스템 재개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7일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 2017년8월부터 경강선 이매역에 전동열차 객차 혼잡도 안내시스템을 설치하고 시범운영해왔다.

혼잡도 안내시스템은 전동열차 객차별 무게를 혼잡도로 변환해 승객 탑승상황을 '여유·보통·혼잡' 등 수치화하는 장치로, 혼잡한 칸에 승객이 편중되는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코레일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했다.

코레일은 시범운영을 통한 기술 검증이 끝나면 혼잡이 극심한 경부선과 경인선으로 이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혼잡도 안내시스템 공개 당시 코레일은 시스템이 적용되면 승객들이 전철을 타기 전에 여유 있는 칸으로 미리 이동할 수 있어, 열차 이용이 한층 쾌적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혼잡한 칸에 승객이 편중되는 현상을 막아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홍보했다.

평일 퇴근시간 승객들로 혼잡한 지하철 승강장 모습.(사진=신아일보DB)
평일 퇴근시간 승객들로 혼잡한 지하철 승강장 모습.(사진=신아일보DB)

하지만 시범운영을 시작한지 약 1년반이 지난 지금 코레일은 전철 이용객들에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시스템 운영을 위해서는 전동차에 무게 측정장비를 설치하고, 역 인근 선로에 통신설비를 새로 놓아야 하는데 여기에 투입하는 예산이 효과에 비해 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경부선과 경인선에 혼잡도 안내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총 9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무게 측정장비 설치에 전동차 한 편성당 7억원으로 총 115편성 설치에 805억원이 소요되고, 이를 승강장 전광판으로 송출하는 무선설비 및 시스템 서버구축에 95억원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당장 예산을 투입하기 보다는 무게 측정장비가 장착된 신(新)차량으로 전동열차 세대교체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혼잡도 안내시스템 도입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3월 도시철도법상 전동차 내구연한 관련 조항이 폐지되면서, 안전진단만 받으면 차량의 영구적 운행이 가능해진 만큼 열차 세대교체가 언제 완료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추후 개량 대상이던 차량이 신차량으로 교체되는 시기에 도입을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기존 차량 내구연한이 폐지돼 당장은 도입이 되지 않겠지만, 빠른 시일 내 시스템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