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한숨 돌린 靑… 북미대화 중재로 시선 돌릴까
'김은경' 한숨 돌린 靑… 북미대화 중재로 시선 돌릴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03.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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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전담판사 결정 존중"… 靑 향한 검찰 수사동력 약화할 듯
美 비건·北 고위급 인사 방중 주목… 모종의 접촉 있을 수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과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청와대가 한숨 돌린 모양새다.

문재인정부 국무위원 출신 인사의 첫 구속 심사에서 마음을 졸였던 청와대는 시선을 돌려 북미대화를 견인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의겸 대변인은 26일 김 전 장관의 영장 기각과 관련해 "영장전담판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적법하게 행사될 수 있는지 법원이 그 기준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장과 임원에 대한 임명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환경부를 넘어 청와대를 향하던 검찰의 동력은 약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을 보인다. 수사방향 전환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숨을 고르며 북한과 미국간 대화를 중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이 결렬된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북미가 여전히 미묘하게 강온책만 주고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북한 고위급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지난 14일 미국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표들을 만나 하노이 회담 결과를 공유했고, 19일 영국 런던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카운터파트를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진전시키기 위한 공조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어 24일부터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그는 중국측 카운터파트인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대북제재이행 준수를 촉구하는 한편 북한을 설득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북한 고위급으로 추정되는 인사도 이날 전격 방중해 주목된다.
 
이 인사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 중국의 당 대 당 외교를 총괄하는 대외연락부 관계자들을 포함해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가 영접을 나왔다.

북한 수행원들의 구성을 봤을 때 때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방중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날 북한 고위급 인사가 탄 대외연락부 차량 앞 좌석에 리 부위원장의 수행 비서가 탑승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비건 대표와 북한 고위급 인사가 동시에 중국에 머물고 있는만큼, 베이징에서 북미 간 모종의 접촉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중국을 비롯, 주변국 상황을 주시하며 북미대화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중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북특사 파견이나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북미가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어도 여전히 상황은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의 중재역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