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위기 넘겼지만…고개 드는 박삼구 퇴진운동
아시아나 위기 넘겼지만…고개 드는 박삼구 퇴진운동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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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한정’서 ‘적정’ 의견에도 노조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
“경영위기 자초했다” 금호산업 주총서 사내이사 연임 반대론 '솔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 재감사 결과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에서 ‘적정’ 의견을 받으며 유동성 위기를 한 고비 넘긴 가운데, 불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진 운동으로 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투표를 통해 새 집행부를 구성하면 오는 5월부터 박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열리는 금호산업 주주총회는 박삼구 회장의 퇴진 여부를 알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관계자는 “현재 노동조합 임원 선거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 (박삼구 회장에 대한 퇴진에 대한 주장 등을) 기획하고 있다”며 “지금은 선거 중이라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투쟁 방향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노조 임원의 임기는 오는 5월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박 회장 퇴진운동은 5월 이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지난해 기내식 대량 공급차질 사태 등을 이유로 경영실패의 책임을 묻고 박 회장 퇴진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기내식 대량 공급 차질 사태는 지난해 7월 사측이 일방적으로 기내식 업체를 변경하면서 벌어졌다.

같은 맥락으로 일각에선 이번 감사의견 ‘한정’으로 인한 재무위기 사태도 경영위기를 자초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허희영 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재무적인 곤경을 몇 차례 겪으면서 타성이 젖은 건지, 재무 개선을 소홀히 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계기준이 엄격해져 충당금 추가 설정 등으로 인한 회계상의 처리상 문제”라며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대응에 대해선 “의견 차이가 있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9일 열리는 금호산업 정기 주총에서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반대하는 주장이 새나오고 있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CGCG) 관계자는 “박 회장이 지난 2009년 대우건설 이사 재직 시 4대강 등 사업 입찰담합으로 회사에 손실을 입힌 사건으로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 휘말렸다”며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제공이 원활하지 않아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으며 이때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으로 신고 돼 당국의 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중요하게 판단해 개별 회사 간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적절하지 못한 의사결정을 할 위험이 있다”며 박 회장의 금호산업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고 지난 22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26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운용리스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 감사법인의 한정 의견 제시 사유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충당금 추가 설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는 비용이 증가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손익이 개선되는 효과로 회계적인 부담과 재무적인 변동성은 경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